홈런 포함 3안타로 리그 최강 파이어볼러 무너뜨린 KT 문상철

28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4회말 2사 1루 KT 문상철이 좌월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수원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올 시즌 고작 8타석만 소화했던 KT 위즈 문상철(31)이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을 무너뜨렸다.

문상철은 28일 수원 키움전에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해 2점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의 맹활약으로 KT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4위 KT(48승2무40패)는 2위 키움(57승1무35패)을 상대로 2승1패를 거둬 후반기 2차례 3연전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6경기 8타석에 그쳤던 문상철이 깜짝 활약을 펼쳤다. KT 이강철 감독은 상대 선발이 시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안우진이라는 점을 고려해 직구에 강점을 보이는 문상철을 선발로 기용했다. 그러면서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돌려 체력을 안배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적중했다.

전반기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내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서 다시 기회를 얻은 문상철은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0-1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안우진의 시속 150㎞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연결했다. 보내기번트에 이은 심우준의 중전적시타 때 문상철이 홈을 밟았다. KT는 계속된 1사 1·3루서 배정대의 내야땅볼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불안한 1점차 리드를 3점차로 만든 것도 문상철이었다. 문상철은 4회말 2사 1루서 안우진의 시속 148㎞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슬라이더가 떨어지지 않고 직구처럼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시즌 마수걸이 홈런으로 연결했다.

문상철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를 터트렸다. 이번에도 안우진이 던진 시속 152㎞ 직구를 정확하게 때려냈다. 문상철에게만 3안타를 내준 안우진은 급격히 무너지며 추가 4실점한 뒤 2사 3루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문상철은 8회말 4번째 타석에서도 우익선상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키움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점프 캐치로 아웃됐다. 만약 푸이그가 놓쳤다면 충분히 3루타가 될 만한 타구여서 ‘히트 포 더 사이클’을 작성할 수 있었다.

문상철이 이날 눈부신 활약을 펼친 데는 나름이 비결이 있었다. 이날 그가 사용한 배트는 홈런 선두 박병호의 것이었다. 자신이 평소 활용하는 배트보다는 약 30g 정도 가볍다. 문상철은 선배의 배려 속에 모처럼 1군 경기에서 훨훨 날아올랐다. 수비에선 1회초 포구와 6회초 상황 판단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박병호의 방망이로 이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는 하루를 만들었다.

수원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