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캐릭터 ‘벨리곰’과 가상인간 ‘루시’를 활용한 새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에 힘 쏟고 있다. 사진은 ‘공항 
인증샷’ 성지로 떠오른 인천국제공항의 벨리곰 공공전시(위)와 쌍용차 토레스 신차 발표회에서 마케터로 활약한 루시.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캐릭터 ‘벨리곰’과 가상인간 ‘루시’를 활용한 새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에 힘 쏟고 있다. 사진은 ‘공항 인증샷’ 성지로 떠오른 인천국제공항의 벨리곰 공공전시(위)와 쌍용차 토레스 신차 발표회에서 마케터로 활약한 루시. 사진제공|롯데홈쇼핑


MZ세대 겨냥 사업 다각화 나선 롯데홈쇼핑

인천공항과 벨리곰 IP 활용 마케팅 협약 체결
조형물 전시부터 벨리곰 탑승권 발권까지 인기
“향후 팝업스토어 확대…해외진출도 준비중”
가상인간 루시, 토레스 신차 발표회서 맹활약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캐릭터 ‘벨리곰’과 가상인간 ‘루시’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틀을 벗어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에 힘 쏟고, 지식재산권(IP) 콘텐츠 영역을 확장해 경험을 중시하는 2030 MZ세대 고객 유입을 겨냥한 전략이다.


●인천공항에 뜬 벨리곰, 인지도 확산

영어로 ‘배의 볼록한 부분(belly)’ 이라는 뜻의 벨리곰은 2018년 MZ세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다.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재미와 선한 영향력으로 대중에게 웃음과 힐링을 주는 분홍색 곰 캐릭터다.

2014년 서울 잠실 석촌호수의 인증샷 대란을 일으켰던 대형 오리 ‘러버덕’처럼 관람객에게 행복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MZ세대 직원의 희망에서 시작됐다. 실제 4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메인 광장에 15m 초대형 벨리곰 조형물을 전시한 ‘어메이징 벨리곰’ 공공전시가 ‘벚꽃 인증샷’ 성지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인천공항공사와 벨리곰 IP 활용 마케팅 업무협약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도약할 태세다. 인천국제공항 제1, 2여객터미널 출발층에서 공공전시 및 스마트 서비스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여름휴가 시즌을 겨냥해 ‘캐리어를 끄는 벨리곰’, ‘풍선을 든 벨리곰’ 콘셉트, 3m 크기의 벨리곰 조형물을 전시했다. 셀프 체크인 존에서는 총 210대 키오스크에 벨리곰 래핑은 물론, 벨리곰 이미지가 인쇄된 탑승권을 발권한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해외여행을 앞둔 내국인들에게 인기를 모으면서 봄 시즌 ‘벚꽃 인증샷’에 이어 여름 시즌에는 ‘공항 인증샷’ 성지로 꼽히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벨리곰TV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54만6000명 정도인데, 이중 해외 시청자 비율이 40%를 차지한다. 콘텐츠 댓글도 절반 이상이 다국어로 표기될 정도로 글로벌 인지도가 상승했다.

회사 측은 “향후 국내 기업 및 지자체와 연계한 전시 및 팝업스토어 등 협업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며 “벨리곰이 K-캐릭터로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대만과 독일 현지에서 콘텐츠 기획 및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가상인간 루시, 엔터테이너로서 본격 시동

라틴어로 ‘빛나는(luscious)’ 이라는 뜻의 가상인간 루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자동차 디자인 연구원이다. 제작 기술도 기존 가상인간과 차별화했다. 딥페이크 방식이 아닌,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통해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3D 에셋 방식을 도입했다. 대역 모델이 특정 장소에서 찍은 사진에 합성한 후, 시각특수효과기술을 활용해 현실에 가깝게 보정하는 방식이다.

루시는 지난해 2월부터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해 현재 8만여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홈쇼핑 초대형 쇼핑 행사인 ‘광클절’ 모델로 선정돼 영화 ‘여인의 향기’ OST에 맞춰 탱고 춤을 추는 홍보 영상이 주목받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기존 SNS 마케팅에서 벗어나,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소속 아티스트로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엔터테이너로서 역할을 본격화했다. 7월 자동차 디자인 연구원이라는 루시의 직업과 메타버스를 접목해 쌍용차 토레스 신차 발표회 마케터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토레스의 디자인, 안전성, 가격 등을 설명하고, 차량에 직접 승·하차 및 시연하는 모습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신성빈 롯데홈쇼핑 마케팅본부장은 “쌍용차 신차 발표회를 기점으로 루시의 활동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며 “향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AI)형 디지털 휴먼으로 고도화해 국내 가상인간 마케팅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