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왼쪽), 김선빈. 스포츠동아DB

KIA 양현종(왼쪽), 김선빈. 스포츠동아DB


터줏대감 호랑이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KIA 타이거즈가 투타 베테랑 핵심선수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5위 굳히기에 나선다. 8월의 부진을 털어낸 좌완투수 양현종(34)과 타선을 이끌고 있는 캡틴 김선빈(33)의 꾸준한 활약에 가을야구 진출도 달려있다.

양현종은 8월의 부진을 마지막 날인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씻어냈다. 6이닝 5삼진 3실점 호투로 8월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올 시즌을 누구보다 빠르게 준비한 양현종에게 8월은 매우 중요한 달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보낸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한 것을 우려해 올 시즌에 앞서서는 기존 루틴과 다른 방법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려 시즌 초반부터 100%의 몸 상태로 전력질주에 나섰다.

이 때문에 양현종은 스스로도 전반기를 마치며 “지금보다는 8월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체력소모에 대한 고민이 이미 그의 머리 속에 있었던 것이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 불안감이 잠시 생기기도 했지만, 스스로 위기를 돌파하며 9월 맹활약을 다시금 기대하게 만들었다.

올해부터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선빈은 강점인 정교함을 후반기 들어 십분 살리고 있다. 전반기 80경기는 타율 0.278, 2홈런, 27타점, 36득점으로 마쳤으나 후반기에는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어느덧 시즌 타율을 3할 안팎으로 높였다.

타순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코칭스태프의 고민까지 덜어주고 있다. 김선빈은 올 시즌 1번과 4번을 제외한 모든 타순에 들어섰다. 그는 “타순은 큰 상관이 없다. 어느 타순에서든 결과가 좋지 못하면 그건 그냥 내가 못 치는 것”이라며 계속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둘은 KIA에서 가장 오래도록 활약해온 투타의 핵심선수들이다. 양현종은 2007년, 김선빈은 2008년부터 호랑이 유니폼을 입고 주전으로 활동해왔다. 유망주에서 베테랑으로 성장한 모범사례다. 이들의 활약은 후배들에게도 당연히 귀감이 아닐 수 없다.

개인 성적에 매달리지 않는 이들의 상승세는 팀 분위기와도 직결된다. 투타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양현종과 김선빈의 후반기 꾸준한 활약 여하에 따라 KIA의 5위 수성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