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 추락’ 두산 김태형 감독 “전체적으로 타선 약해진 상태”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현실은 예상보다 잔인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처음으로 한 주를 9위로 마감했다. 두산은 4일까지 115경기에서 48승2무65패로 8위 삼성 라이온즈(50승2무66패)에 이어 0.5게임차 9위를 마크했다. 이날 삼성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랐던 두산이기에 충격이 더 크다. 이 중 3번(2015·2016·2019년)은 KS를 제패하며 구단 최고의 전성기를 다시 쓰기도 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과를 거두는 와중에도 팀의 ‘뼈대’는 조금씩 약해지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지난해까지 팀의 주축 외야수였던 박건우(32)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정수빈, 허경민 등 일부 ‘집토끼’는 지켰으나 박건우의 공백은 실로 크기만 했다. 그에 앞서서도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랜더스) 등 핵심선수들이 줄줄이 FA로 이적했다. 전력공백을 대체 선수로 메우며 7년 연속 KS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지만, 올 시즌에는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시즌 전부터 두산의 추락을 예고한 전문가들은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현실은 더 잔인했다. 그리고 이 현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이는 2015년부터 팀을 지휘해온 김태형 감독이다.

김 감독은 삼성전 우천취소에 앞서 “지금 전체적으로 타선이 약해졌다. 중심에서 힘이 되는 선수가 쳐줘야 하위타선도 같이 쳐주는데, 중심타선의 컨디션이 안 좋으니 대체할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약해지면 항상 강한 투수들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럴 경우, 경험이 없는 타자들은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2019년부터 활약 중인 장수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도 최근 10경기에선 타율 0.162로 몹시 부진하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페르난데스를 빼기도 했다. 김 감독은 “공이 외야로 나가지 않는다.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