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미, 연장 접전 끝 생애 첫 우승 입맞춤

황정미. 사진제공 |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 차 황정미(23)가 마침내 데뷔 첫 우승 기쁨을 누렸다.

황정미는 4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써닝포인트 CC 썬·포인트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11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 원) 3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로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26)와 동타를 이룬 뒤 18번(파5)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상금 1억26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1언더파 공동 35위로 첫날 일정을 마친 뒤 2라운드에서 자신의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인 10언더파를 몰아쳐 단숨에 단독 1위로 올라섰던 황정미는 3라운드에서 ‘생애 첫 챔피언조’의 긴장감 탓인지 출발이 좋지 않았다.
1번(파4) 홀과 3번(파5) 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적어내는 등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잃었다. 하지만 후반에 버디만 4개를 잡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1타 뒤져있던 18번 홀에선 같은 챔피언조의 김수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2.5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궈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뚝심을 과시했다.

2020년 투어에 데뷔한 황정미는 신인 시즌 상금랭킹 43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금랭킹 65위로 밀려 시드전을 통해 올 시즌 투어 카드를 획득하는 등 지난 2년간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7월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등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승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65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에 입맞춤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꿈만 같다. 가슴이 벅차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황정미는 생애 첫 챔피언조 플레이에 대해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챔피언조에서 쳐보고 싶었다. 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설레면서도 긴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해도 잘 안 됐는데 오히려 1번 홀 보기가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우승을 많이 기다려왔다. 나보다 더 간절하게 우승을 기다리셨을 엄마, 아빠에게 좋은 선물을 해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던 김수지는 14번(파4) 홀 샷 이글을 앞세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며 타이틀 방어와 함께 개인 통산 3승에 도전했지만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