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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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랐지만, 아직까지는 닿지 못한 목표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천신만고 끝에 ‘아홉수’를 넘었다.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1회초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시즌 2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19호 홈런 이후 17경기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이 한방으로 이정후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었다. 데뷔 시즌인 2017년부터 이어온 연속시즌 160안타 기록을 6년으로 늘렸다. 이정후는 8월 30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연속시즌 150안타 기록(KBO리그 역대 4번째)을 달성했는데, 딱 일주일 만에 160안타 고지까지 점령했다.

이로써 이정후는 올해 KBO리그의 모든 타자들 중 가장 먼저 160안타를 마크했다. 당연히 최다안타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정후에 이어서는 6일까지 삼성 호세 피렐라가 158안타로 2위에 올라있다.

데뷔 당시부터 안타의 가치를 가장 중요시한 이정후는 최다안타 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남다르다. 항상 우선한다. 그는 올 시즌 중에도 늘 “나는 홈런에 대한 로망이 없는 타자다. 하지만 안타와 타율에 있어서는 분명 욕심이 있다”고 밝히곤 했다.

이정후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매번 원하는 목표는 달성하곤 했다. 2017시즌 후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쥔 것은 물론 2018시즌부터 2021시즌까지는 무려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대망의 타격왕도 2021시즌(타율 0.360) 차지해 ‘기록제조기’로서 정점을 찍었다.

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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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많은 개인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이정후도 아직까지 챙기지 못한 왕관이 있다. 바로 데뷔 당시부터 욕심을 숨기지 않은 최다안타 1위 기록이다.

타격왕을 차지했던 2021시즌에는 167안타를 날렸다. 정규시즌 출장이 123경기에 그치는 바람에 안타 숫자는 1위 롯데 전준우(144경기·192개)에 비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020시즌에는 181안타로 5위였다. 2019시즌에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인 193안타를 뽑고도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197개)에게 왕좌를 내줬다. 2018시즌(163안타·16위)과 2017시즌(179안타·3위)에도 1위와는 인연이 없었다.

‘타격 천재’에게도 유독 잡히지 않았던 최다안타 타이틀. 안타 생산에 있어선 KBO리그에서 가장 독보적 능력을 자랑하는 이정후이기에 올 시즌 페이스가 더 주목된다. 피렐라와 벌이고 있는 피할 수 없는 타격 다관왕 경쟁, 그 중에서도 한 번도 닿지 못했던 최다안타 타이틀은 이정후에게 유독 남다른 목표임에 틀림없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