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카를로스 알카라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4위·스페인·19)가 야니크 시너(세계 13위·이탈리아·21)와의 남자 테니스 ‘영건’ 대결에서 승리, 생애 첫 메이저대회 4강에 올랐다.

카를로스는 8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 킹 국립 테니스센터의 메인 코트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시너에 3-2(6-3, 6<7>-7, 6<0>-7, 7-5, 6-3)로 승리했다. 무려 5시간 14분이 걸린 격전이었다. 전날 밤 시작한 경기는 다음날 새벽 2시 50분에 끝났다. 이번 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운명의 마지막 5세트. 둘 다 체력이 고갈 직전이기에 정신력 싸움. 알카라스가 첫 서비스 게임을 지키지 못하며 위기를 맞는 듯 했다. 하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6번째 게임과 8번째 게임을 잇달아 브레이크 하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각각 19세, 21세인 알카라스와 시너는 ‘빅3’의 뒤를 이어 남자 테니스계를 새롭게 주도할 ‘재능’으로 꼽힌다. 두 살 더 어린 알카라스가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 9계단 더 높은 4위에 자리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더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그는 올 들어 ATP 마스터스1000 시리즈 2차례 포함 투어레벨에서 4차례 우승했다. 시너는 1승.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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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가 부족했다. 그랜드 슬램에서 8강의 벽을 한 번도 넘지 못 한 것.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작년 18세의 나이로 8강 진출을 이루며 세계 테니스 팬들을 놀래 켰던 바로 그 무대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4강에 올라, 차세대 황제 대관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손에 넣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알카라스는 이날 승리로 시너와의 상대전적도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알카라스의 준결승 상대는 홈 코트의 프랜시스 티아포(26위·미국)다. 16강전에서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역대 최다 우승자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를 꺾은 그는 이날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11위·러시아)를 3-0으로 따돌리고 미국선수로는 2006년 앤디 로딕(은퇴) 이후 16년 만에 US오픈 남자 단식 4강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티아포와의 상대 전적에서 0승1패로 뒤져있다. 알카라스가 티아포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 남자프로테니스(ATP) 역대 최연소 1위라는 새 역사도 쓸 수 있다. 대진표 반대쪽 4강 진출자인 캐스퍼 루드(7위·노르웨이)가 결승에 오르면 둘 중 승리한 쪽이 1위가 된다. 만약 둘 중 1명만 결승에 오르면 결승 진출자가 1위가 된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