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노경호 & 인천 김민석이 안긴 추석 선물세트…‘무명 반란’이 지배한 그라운드

입력 2022-09-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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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노경호. 사진제공ㅣ한국프로축구연맹

‘무명 반란’이 추석 연휴에도 멈춤 없이 진행된 K리그1(1부)를 지배했다.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노경호(22),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김민석(20)이 영광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새겼다.

먼저 노경호가 번뜩였다. 1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1라운드 ‘동해안 더비’에서 후반 종료 직전 아크 지역에서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포항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이 1-1로 팽팽하던 후반 38분 이승모 대신 교체 투입할 때만 해도 기대가 크진 않았다. 많은 활동량으로 울산 베테랑들의 움직임을 저지하고 압박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비장의 카드’가 됐다. 3분 주어진 추가시간까지 10여분간 피치를 누빈 노경호는 딱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교체출전 1회, 올해도 6일 수원FC전 투입이 전부인 그는 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라이벌전, 그것도 적지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리며 꿈만 같은 하루를 보냈다.

선두 울산은 승점 62(18승8무5패)에 묶여 전날(10일) 대구FC와 원정경기를 5-0 대승으로 장식한 2위 전북 현대(승점 55·15승10무6패)와 격차가 승점 7까지 좁혀진 반면 3위 포항은 승점 51(14승9무8패)을 만들며 선두권 추격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 희망을 이어갔다.
“잠을 자기 전, 골을 넣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정말 현실이 됐다”는 노경호의 이야기에 김 감독은 “놀라운 킥이었다. 큰 희열을 느꼈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김민석. 사진제공ㅣ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과 인천이 만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선 김민석이 정말 큰일을 저질렀다. 역시나 후반 추가시간의 기적이었다. 승점 1만 보태도 2013년 이후 9년만의 파이널라운드 그룹A(1~6위) 진입을 확정할 수 있었던 인천이지만, 이날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 41분 이강현이 선제골을 뽑았으나 후반에만 내리 3실점하며 1-3으로 뒤진 채 추가시간을 맞았다. 그런데 이 때부터가 인천의 ‘쇼 타임’이었다. 후반 40분 김보섭이 빠진 자리를 채운 김민석은 김대중의 헤더 골(후반 46분)로 2-3까지 좁혀진 후반 51분의 마지막 기회를 완벽히 살렸다.

침착하고 정확한 김민석의 오른발 킥에 수원은 다 잡은 승리를 놓쳐 6위권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나, 승점 48(12승12무7패)로 4위를 마크한 인천은 파이널A 진입을 넘어 ACL 도전이라는 최종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특히 지난해 1경기에 이어 이날이 2번째 출전이었던 김민석은 가장 값진 추석 선물을 조성환 인천 감독에게 안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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