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피렐라(왼쪽), 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삼성 피렐라(왼쪽), 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2022시즌 타자 부문 타이틀경쟁은 점입가경이다. KBO가 시상하는 타자 부문은 타율과 홈런, 타점, 최다안타, 도루, 득점, 출루율, 장타율의 8개다. 이 가운데 홈런과 도루를 제외한 6개 부문 타이틀홀더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

박병호(KT 위즈·33홈런)와 박찬호(KIA 타이거즈·36도루)가 홈런과 도루 부문 타이틀을 석권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호세 피렐라(33·삼성 라이온즈)와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6개 부문의 타이틀을 놓고 다투고 있다. 다관왕에 오를 수도, 무관에 그칠 수도 있는 지금의 경쟁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피렐라와 이정후의 타이틀 경쟁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를 가리는 전쟁과 다름없다. 피렐라(91득점)가 1위에 올라있는 득점을 제외한 5개 부문은 누가 타이틀을 가져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타율은 피렐라(0.344)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박건우(NC 다이노스), 이정후가 나란히 0.339로 2~4위에 올라있다. 이대호( 0.3394)와 박건우(0.3389), 이정후(0.3386)의 차이는 ‘모’ 단위. 불과 1경기로도 순위가 바뀔 수 있어 최종전까지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출루율(피렐라 0.415·이정후 0.413)과 장타율(이정후 0.563·피렐라 0.561) 부문에서도 피렐라와 이정후가 가장 높은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출루율은 3위(0.412) 나성범(KIA)의 추격이 거세지만 장타율 3위 박병호(0.546)가 부상으로 이탈해 둘 가운데 한 명이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타점과 최다안타 부문 경쟁도 치열하다. 타점은 이정후(103타점)-피렐라(100타점), 최다안타도 피렐라(173안타)-이정후(172안타)가 가장 높은 순위를 점령하고 있다. 득점 부문에선 피렐라와 이정후(76득점)의 격차가 크기에 뒤집기가 쉽지 않지만, 나머지 부문은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다. 피렐라는 득점 포함 최대 6관왕, 이정후는 5관왕까지도 가능하다. 이 경우 올 시즌 KBO 시상식 주인공에 우뚝 서며 최우수선수(MVP) 가능성이 크게 올라간다.

삼성과 키움의 팀 사정도 둘의 타이틀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7위 삼성(58승2무70패)은 5위 KIA(62승1무67패)와 게임차를 3.5경기까지 줄이며 5강 진입을 꿈꾸고 있다. 3위 키움(75승2무57패) 또한 지금의 순위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피렐라와 이정후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뜻이다. 이들로선 순위에 대한 압박이 큰 상황에서 타이틀까지 거머쥔다면 그만큼 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