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풀리니 달러가 말썽…K리그 ‘외국인 수급’도 초비상 [사커토픽]

입력 2022-10-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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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말 그대로 ‘킹 달러’ 시대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 주 만에 20원이 오를 정도로 원화 약세가 너무 가파르다. 지금 추세라면 1500원도 넘어설 수 있고, 제2의 외환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달러 초강세와 맞물린 증시 폭락, 물가 폭등, 고금리에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상당수 국내 기업들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위기 탈출을 위해 계획된 투자를 철회하고 사업을 축소하는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 전분야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스포츠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외국인선수 수급이 직격탄을 맞았다.

2022시즌 후반기 레이스가 한창이지만 K리그의 발 빠른 일부 구단은 이미 새 시즌 대비를 위한 선수단 개편에 착수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내년부터 AFC 챔피언스리그(ACL) 외국인선수 쿼터를 기존의 3+1명(국적불문 3명, AFC 회원국 1명)에서 5+1명으로 확대함에 따라 기민한 대처가 필요해졌다. 이를 위해 여러 구단이 선수추가등록기간(여름이적시장)을 전후로 스카우트와 선수운영 담당자들을 해외로 보냈다. 행선지도 북유럽, 동유럽, 남미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치솟은 달러 가치로 인해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가령 연봉 80만 달러에 계약한다고 가정했을 때 과거에는 8억 원을 살짝 웃도는 금액을 지불하면 됐으나, 지금은 11억4000만 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상대팀에 지급할 거액의 이적료까지 고려하면 손해는 더욱 커진다.

K리그에서 활약하는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들은 달러로 계약한다. 가만히 앉아 엄청난 환차익을 누리게 된 선수들과 달리 구단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살림살이가 한층 빡빡해진 기업구단들은 모기업, 도·시민구단들은 지자체의 눈치를 살피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다.

일각에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온 ‘유로’에 맞추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그러나 많은 구단들은 외국인선수와 계약할 때 달러 지급을 회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전반적인 틀을 통째로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를 수 있을뿐더러, 유로가 앞으로도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어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 에이전트는 “과거 구단들이 100만 달러짜리 선수를 찾아달라고 요청한 것은 11억 원 안팎의 금액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14억 원이 넘는다. 물론 구단은 받아들일 리 없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대다. 예전과 같은 조건으로 우수선수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혀를 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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