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63년의 염원에도 아시안컵 유치 무산…월드컵 열릴 카타르, 개최지 선정

입력 2022-10-17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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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캡처

한국축구가 63년간 품어왔던 염원은 또 이뤄지지 않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했다. 1988년, 2011년에 이어 3번째다. 11월 21일(한국시간) 개막할 2022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2년 연속으로 메이저대회를 치르게 됐다. 월드컵처럼 아시안컵 개최시기도 연말로 조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초 이번 대회는 2023년 6월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10개 도시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개최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개최국 선정을 위한 유치전이 시작됐다.

한국은 1960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치른 2회 대회 이후 63년만의 아시안컵 개최에 도전했다. 6월 열린 2002한·일월드컵 20주년 행사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영표 강원FC 대표 등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회 유치를 제안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한국은 카타르, 인도네시아와 경쟁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1일 자국리그 도중 경기장에서 131명이 사망한 ‘칸주루한 스타디움 참사’로 인해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카타르와 2파전이 됐다.

한국은 ‘명분’을 내세웠다. 아시안컵이 201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렸기에 2023년 대회는 순환개최 원칙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한국은 1960년 이후 대회를 개최한 적이 없다. 아시안컵을 축구와 문화를 결합한 아시아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유치에 도전했다. 세계적 인기그룹 방탄소년단도 직접 응원 메시지를 전하며 지원 사격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카타르의 인프라와 ‘오일머니’의 힘을 넘을 수 없었다. 월드컵을 위해 마련한 인프라를 아시안컵에도 활용할 것임을 강조했다.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카타르의 국제 스포츠행사 개최 실적, 인프라, 그로 인해 터득한 세심한 운영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찬사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또 출전국의 항공료, 체류비 등 모든 제반비용까지 부담하는 파격적 조건까지 내걸었다.

축구 외교력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집행위원회에서 개최 의결권을 행사한 이는 2027년 대회 유치 관련 이해당사국 출신을 제외한 19인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달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마지막 유치전을 벌였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카타르가 올해 월드컵, 내년 아시안컵을 잇달아 개최하면서 당분간 아시아 스포츠의 중심은 중동에 머물 전망이다. 2024 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도 카타르 개최가 확정됐고, 2027년 아시안컵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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