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선도 업체로 도약…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 개최

입력 2022-10-26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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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25일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EV) 시장 선도 업체 도약의 발판이 될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의 첫 삽을 떴다.

25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 최적의 파트너를 드디어 찾게 됐다”며 “조지아와 현대차그룹은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를 포함해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바이든 정부가 지난 8월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래형 ‘제조 혁신’ 플랫폼 도입

현대차그룹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HMGMA는 1183만㎡(약 358만 평) 부지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인 HMGMA에서는 현대뿐 아니라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다차종의 전기차를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현지 고객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호세 무뇨즈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부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 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왼쪽부터). 사진제공|현대차그룹


HMGMA는 같은 조지아 주에 있는 기아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는 약 420km, 앨라배마 주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는 약 510km 거리에 있어, 부품 조달이나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최고 수준의 미래형 혁신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했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통해 근로자 작업 강도를 낮추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통해 공정 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물리적 방문 없이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공장으로 완공된다.


●2030년 전기차 323만대 판매 목표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HMGMA를 통해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약 12%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2030년 전기차 84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들어 3분기(1~9월)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4만709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12.0% 증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1만8492대)를 앞세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2.3% 증가한 2만2418대를 판매했다. 기아 역시 EV6(1만7564대)를 비롯해 전기차 2만4677대를 팔아 같은 기간 판매량이 322.2% 늘었다.

미국에서 내연기관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4.3%·올 1~3분기)도 지난해 1~9월(1.3%)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HMGMA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전기차 양산에 돌입하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 ‘HMGMA’ 조감도 및 위치 그래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에 이어 배터리까지 전기차 제조·판매에 필요한 안정적인 현지 조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셀 공장을 HMGMA 인근에 설립할 예정이다. 합작 배터리 공장에선 현대와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최적화한 배터리 제품을 공동 개발 및 양산해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해 현지 판매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도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들을 건설해 전동화 전환에 더욱 속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울산 공장 내 주행시험장 부지에 신형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다. 두 곳 모두 HMGMA와 같은 시기인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8종, 기아는 13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국내에서만 연간 14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현대자동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자신의 정책성과를 홍보했다. 바이든은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8000개가 넘는 전기차·배터리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현대차의 약속은 브라이언 카운티 공동체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한국이 미국 IRA의 전기차 보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이에 앞서 재닛 앨런 미 재무부 장관은 “IRA를 법대로 시행하겠다”고 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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