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사극 ‘슈룹’ 시대상 고증 잡음…전문가들 의견 들어보니

입력 2022-10-28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조선시대의 왕실 교육을 다룬 tvN 토일드라마 ‘슈룹’이 앞서 다른 사극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당시 시대상을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비판을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방송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고증 논란 과민반응” vs “시대상황 잘 살펴야”

공희정 평론가 “역사 안에서 변주”
윤석진 교수 “창작자유 위축 우려”
평론가 정덕현 “팩트 면밀히 봐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tvN 토일드라마 ‘슈룹’이 극중 시대상과 관련한 고증 논란에 휩싸였다. 임금의 아들들인 대군들의 왕실 교육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드라마의 일부 설정이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작물일 뿐이다”는 반응도 만만찮다. 최근 드라마가 9.5%(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갑론을박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퓨전사극의 표현 허용, 어디까지?”


드라마는 중전과 후궁들이 자식들을 임금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벌이는 경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중전 화령(김혜수)의 왕자들과 후궁의 아들들은 배동 선발 시험에 나서고, 후궁 출신 대비(김해숙)는 희귀병에 걸린 세자를 호시탐탐 끌어내리려 들면서 긴장감을 형성한다.

논란은 이 과정에서 중전이 후궁들의 견제나 왕자들의 약점 때문에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설정 등에서 빚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왕이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과장된 설정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27일 “역사적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는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한 제작진의 개성이 시청자의 시선과 충돌할 수는 있겠지만, 역사의 큰 틀 안에서 상상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퓨전사극의 특성으로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도 ‘슈룹’이 “조선이란 시대적 배경만 가져왔을 뿐 사건이나 인물을 모두 창조한 허구적 상상”이라면서 “고정적인 역사 고증의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야기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심해야 할 필요는 있어”

드라마가 조선이라는 구체적인 시대적 공간을 바탕으로 한 만큼 이야기를 전개하는 표현방식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퓨전사극의 한계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역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조선시대의 일상과 언어, 신분체계, 복식 등 팩트는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역사 왜곡 여부에 대한 시청자 시각이 예민해진 만큼 제작진이 장르적 표현의 범위를 더욱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