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마다 사고우려 ‘이태원 그 골목길’…안전조치는 없었다

입력 2022-10-31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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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차량 금지 보행자 공간 확보했어야”
노마스크 후 첫 축제 대응 부실 지적
250명이 넘는 대규모 사상자를 낸 이태원 압사사고는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폭 4m, 길이 45m의 좁은 내리막길 골목은 전날 밤 뿐만 아니라 매해 핼러윈 시즌마다 다수의 사람이 몰려 대형사고 발생의 우려를 낳았던 곳이지만 제대로 된 사전 안전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는 29일 밤부터 30일 새벽 사이 서울 용산시 이태원동에 위치한 해밀턴호텔 옆 좁은 골목에서 발생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와 바로 이어지는 해당 골목은 가장 인기 있는 클럽과 주점, 식당 등이 밀집한 ‘세계음식문화거리’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길로 평소 주말에도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일 이른 저녁부터 수많은 인파로 해당 골목의 통행이 원활하지 않았다.

사고 전날인 28일 금요일 밤에도 해당 골목에서는 비슷한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됐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이 같은 사태를 미리 대비 하지 않은 행정당국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SNS에는 금요일 밤 촬영한 해당 골목의 사진과 함께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다”, “이때부터 사고가 날 것 같았다”는 내용의 글이 쏟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지난해조차도 핼러윈 이태원에는 사람이 가득했다는 증언과 당시 사진까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매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핼러윈 주말을 앞두고 앞서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는 세계음식문화거리를 밀집 혼잡구역으로 지정하고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함께 이태원역 주변의 환풍구에 안전가드 등을 설치했으나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은 핼러윈을 앞두고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해 이태원로 일부 차량 통행을 금지시키고 보행자 통행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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