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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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 대회 윔블던 선수권은 ‘올 화이트’ 드레스 코드로 유명하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빠른 1877년 창설된 이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흰색 옷을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런데 엄격한 복장 규정이 내년 대회부터 다소 느슨해 질 전망이다.

10일(한국시간) 유로스포츠,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윔블던을 주최하는 영국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은 여자 선수들의 복장 규정 완화를 시사하는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여성의 건강을 우선시하고, 개개인의 요구에 기반 한 선수 지원 문제를 두고 테니스계의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 다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

윔블던은 최근 선수와 팬들로부터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여자 선수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생리기간에 속옷까지 흰색을 착용하면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속옷도 흰색’ 규정은 2014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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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자단식에 출전한 나오미 브로디(영국)는 유색 스포츠 브라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가 주최 측이 문제 삼자 ‘노브라’로 경기를 뛰어야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테니스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모니카 푸이그(푸에르토리코)는 생리 현상을 피할 길 없는 여자선수에게 하얀 속옷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주는지 호소해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영국의 테니스 코치이자 전 남자 세계 1위 앤디 머리의 어머니 주디 머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몽땅 흰 옷을 입고 경기를 하다 생리 혈이 샐 수도 있다. 나는 그보다 더 끔찍한 경험을 생각할 수 없다”며 “모든 경기가 TV로 중계되는 현 시점에서 복장 규정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