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백승호, ‘특명’ 우루과이의 중원을 흔들어라 [남장현의 여기는 카타르]

입력 2022-11-23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손준호(왼쪽), 백승호.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는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역대 2번째로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그 꿈을 향한 첫 단추가 우루과이전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양 팀 모두 반드시 잡아야 하는 첫 경기인 만큼 초반부터 기 싸움이 대단할 전망이다.


분위기를 쉽게 타는 전형적인 남미 축구를 구사하는 우루과이에 한 번 주도권을 내주면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여기에 만약 선제골까지 먼저 내준다면 치명적이다. 상대를 제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원 다툼에서 밀려서는 곤란하다.


우루과이는 특급 미드필더를 대거 보유했다. 한국 주장 손흥민(30·토트넘)과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의 페이스가 대단하다. 상대의 볼 배급 줄기를 차단하고 수비라인을 우선 보호하며,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펼칠 중앙 미드필더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에서 결전을 준비 중인 ‘벤투호’에도 경쟁력을 지닌 중원 자원들이 있다. 꾸준한 활약으로 많은 신뢰를 받아온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과 베테랑 정우영(33·알사드) 외에 손준호(30·산둥 타이샨)와 백승호(25·전북 현대) 역시 언제든 출격할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공격 2선까지 두루 커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상당하다. 벤투 감독은 비슷한 실력이라면 경기 도중 여러 임무를 부여해도 무리가 없는 ‘멀티 능력’을 우선시한다.


2018년 A매치 데뷔 후 15경기를 뛴 손준호도, ‘벤투호’가 본격적으로 출항한 2019년 6월부터 14경기(2골)를 소화한 백승호도 생애 첫 월드컵이다. 많은 활동량과 폭넓은 시야를 자랑하는 손준호는 날카로운 패싱능력을 갖췄고, 헌신적 자세로 정평이 난 백승호는 믿음직한 수비가담과 정교한 킥이 강점이다.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가나, 포르투갈까지 막강한 전력의 상대들과 맞설 한국의 무기가 될 세트피스에서도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둘은 ‘벤투호’의 출범 초부터 선택받은 것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당시까지 A매치 3경기를 뛴 손준호를 처음 발탁했다. 백승호도 2019년 6월 이란과 친선경기에 첫 호출을 받은 뒤 잠시 잊혀졌다가 지난해 11월 아시아 최종예선을 기점으로 대표팀에 복귀했다. 월드컵 여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것이다.


손준호는 “내게 4년 뒤는 없다. 그간의 폼이나 나이를 생각하면 마지막 월드컵일 수밖에 없다”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고, 백승호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되, 팀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잘 준비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평생의 꿈인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 ‘중원 마스터’들은 단 1분을 출전하더라도 한 점 후회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운명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