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송민규, 백승호(왼쪽부터). 사진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동아DB
이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던 교체는 금세 효과를 냈다. 시간이 흐를수록 활기가 떨어지던 팀에 에너지가 공급됐다. 이강인은 빠른 주력으로 폭풍질주를 시작했고, 조규성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라인을 조금씩 허물었다. 손준호 역시 묵직한 움직임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사실 이강인의 투입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벤투호’가 출범한지 4년이 흐르는 동안 이강인은 중용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해 3월 원정 한·일전 이후 1년 6개월여 만인 9월 A매치 2연전에 호출돼서도 내내 벤치만 지켰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26명)에 그를 뽑았다. 전방과 공격 2선의 측면 및 중앙을 모두 커버한다는 점을 높이 샀다. 거듭 좋아지는 수비가담에도 가산점이 붙었다. 멀티 능력과 수비는 벤투 감독이 항상 강조해온 부분이다. 이강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떨리지 않았고 설¤다. 재미있었다”는 것이 월드컵 데뷔 소감이다.
조규성도 긴장하지 않았다. ‘황의조의 대체자’에 가까웠으나, 지금의 위치는 다르다. 언제든 주전으로 뛰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가 굉장히 많다. 개인적 노력에 더해 벤투 감독이 꾸준히 실전 기회를 부여하며 실력 향상을 도운 결과다.
이제 관심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질 가나와 2차전으로 향한다. 이강인과 조규성을 통해 쏠쏠히 재미를 본 우루과이전의 양상이 이어지려면 허를 찌르는 카드가 필요하다. 물론 새로운 카드는 이미 준비돼 있다.
여러 차례 A매치를 통해 비교적 많이 노출됐으나 공격진의 여러 포지션을 오갈 수 있는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과 송민규(23·전북)가 있고, 미드필더로는 수비력이 특히 두드러지는 백승호(25·전북)도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우루과이전은 건너뛰었으나, 모두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다.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에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우영은 “언제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을 마주해도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고, 송민규는 “가나전도 쉽지 않겠으나 약점이 보였다. 보다 조직적으로 싸워야 한다”며 집녑을 드러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