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왼쪽), 올리비에 지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오넬 메시(왼쪽), 올리비에 지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꿈의 무대’ 월드컵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그리는 베테랑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와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가 조국의 월드컵 4강행을 이끌며 화려한 마지막 대관식을 그려가고 있다.

2022카타르월드컵 8강전이 11일(한국시간) 마무리된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4강 고지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스코어 2-2에서 이어진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를 제압했고, 프랑스는 ‘앙숙’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쳐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히어로는 ‘백전노장’ 메시와 지루였다. 30대 중반의 나이로 볼 때 4년 뒤 북중미 3개국(미국·멕시코·캐나다)이 공동 개최할 대회에서 둘을 다시 볼 가능성은 없다. 특히 메시는 지난해 “카타르가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못 박았다.

당대 최고의 축구 스타로 군림해온 메시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에 전 세계가 스포트라이트를 보냈다.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적인 1-2 역전패를 경험한 아르헨티나와 메시는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강해졌다.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10일 열린 네덜란드와의 8강전은 마치 8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린 듯 했다. 2014년 브라질대회에서도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를 8강에서 승부차기로 꺾고 4강에 올랐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메시는 또 다시 만난 네덜란드를 상대로 1골·1도움을 뽑았다. 전반 35분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나우엘 몰리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첫 골을 배달한 메시는 후반 26분 마르코스 아쿠냐(세비야)가 유도한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굉장히 값진 기록이다. 이 대회 4골·2도움으로 월드컵 통산 10호골을 찍은 메시는 이 부문 아르헨티나 역대 1위인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뒤늦게 시동이 걸린 네덜란드가 맹렬한 추격에 나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에 성공, 연장전~승부차기로 이어졌으나 아르헨티나는 승리를 지켰다.
올리비에 지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리비에 지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프랑스의 지루도 대단했다. 알코르의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11일 열린 잉글랜드전에서 1-1 팽팽한 후반 33분 결승골을 작렬해 승부를 갈랐다. 대회 4호, 개인통산 118번째 A매치에서 나온 53호골도 새 역사다. 앞선 기록은 티에리 앙리(51골)가 보유했다.

다만 둘이 떠올리는 월드컵의 기억은 전혀 다르다. 리그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축구선수로는 모든 걸 가진 메시는 대륙간 무대인 코파아메리카를 제외하면 국가대표에서의 메이저 타이틀은 없다. 반면 브라질대회부터 꾸준히 성장한 지루는 4년 전 러시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정점에 섰다.

메시와 지루의 퍼포먼스는 계속된다. 앞으로 2경기가 예정됐다. 메시는 14일 오전 4시 녹다운 스테이지를 거듭 승부차기로 통과한 크로아티아와 겨루고, 지루는 15일 ‘아프리카의 돌풍’ 모로코를 상대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