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가는 신인왕’ 정철원의 패기 “경험 쌓는 것 아닌 이기러 가는 것” [인터뷰]

입력 2023-01-10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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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철원.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정철원(24)에게 2022년은 잊지 못할 해였다.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고, 58경기에 등판해 4승3패3세이브23홀드, 평균자책점(ERA) 3.10의 호성적으로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시속 150㎞대의 강속구에 더해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고, 수비와 견제동작 등 디테일 또한 뛰어났다.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도 “정철원의 실력만큼은 의심하지 않는다”며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끝이 아니었다. 3월 열리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엔트리(30명)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군 첫해의 실적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에서 기량을 뽐낼 기회까지 얻은 것이다. 승부욕이 강한 그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뽑힌 기쁨을 전하면서도 “뭔가를 경험하고 배우기보다 이기고 오겠다는 각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정철원은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었다. 이번만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WBC에) 가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기쁘다”며 “어린 시절부터 2008베이징올림픽 등을 보며 대표팀을 꿈꿔왔다. 특별히 긴장되진 않고, 아마추어 시절 1년 6개월간 대표팀을 경험했던 덕분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소보다 빠르게 웨이트트레이닝 등 개인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투수들의 선발 기준과 관련해 “땅볼유도능력이 뛰어나고, 결정구가 확실한 투수”라고 말했다. 정철원은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고, 땅볼(88)/뜬공(66) 비율도 1.33으로 준수해 이 감독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한다. 정철원은 “멀티이닝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좌·우타자에 관계없이 땅볼유도를 잘한다는 장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두산 정철원. 스포츠동아DB


1군 첫 시즌부터 신인상과 태극마크의 꿈을 모두 이룬 것은 기적과도 같은 결과다. 2018년 입단해 인고의 시간 속에 성장했기에 더욱 값진 결과다. 정철원은 “함께 입단한 친구들이 나보다 빨리 1군 무대를 밟았지만, 고교 시절부터 재미있게 야구를 잘해왔기에 못 한다는 걱정은 없었다”며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WBC에 나가서도 지금 야구선수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철원의 가장 큰 매력은 넘치는 승부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은 좋은 불펜투수가 되기 위한 제1의 조건이다. WBC에 임하는 각오 또한 남달랐다. 그는 “어떤 팀이든, 어떤 타자든 가장 자신 있는 공으로 승부하겠다”며 “당연히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우승을 목표로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고우석(LG 트윈스) 선배와 모교(안산공고) 선배인 김광현(SSG 랜더스) 선배 등과 한 팀에서 뛰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도 “이번 WBC에서 뭔가를 경험하고, 배우고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이기고 오겠다는 각오뿐이다. 양의지(두산) 선배의 사인대로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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