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벨로드롬에 몰려드는 팬들

입력 2023-0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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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피돔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경주에서 축을 중심으로 후착을 찾는 단순 전개가 크게 줄면서 기존과 달리 중배당 이상의 편성이 증가해 경륜장을 찾는 팬들이 크게 늘고 있다.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스피돔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경주에서 축을 중심으로 후착을 찾는 단순 전개가 크게 줄면서 기존과 달리 중배당 이상의 편성이 증가해 경륜장을 찾는 팬들이 크게 늘고 있다.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선두유도원 퇴피시점 당기고, 혼전 경주 늘리니…박진감 UP

예측 어려워지자 고배당 비율 증가
추리 폭 넓어져 소액투자자 재미 업
“취향에 맞는 경주 선택해 접근 가능”
최근 경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시즌 초이지만 예년보다 많은 팬이 경륜장을 찾으면서 벨로드롬이 활기를 띠고 있다.

경륜장을 찾는 팬이 늘어난 것은 최근 경주 양상이 달라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동안 경륜은 기량차가 쉽게 드러나는 편성으로 인해 고득점자, 이른바 축을 중심으로 후착 후보를 찾는 단순한 패턴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저배당 경주가 많아져 ‘맞추긴 쉽지만 먹을 게 없다’는 푸념이 유행일 정도였다. 이런 현상은 출전 선수나 경주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코로나 이후로 더욱 두드러져 하루 5배 미만의 저배당이 전체의 90% 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경륜 경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아쉬움을 지적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었다. 선수들의 소극적 운영으로 인해 경주 전개가 지나칠 만큼 단순하거나 획일화되어 경주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재미가 반감됐다. 적중 배당이 적다보니 입장객의 다수를 차지하는 소액 중고배당 투자자들이 베팅의 흥미를 잃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유도하고자 선두유도원 퇴피시점, 즉 시행제도(반 바퀴 조기퇴피)에 변화가 생겼고,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을 묶은 이른바 혼전 경주를 늘렸다. 그 결과 올 시즌 1∼5회차 집계에서 최저배당, 속칭 ‘댓길’로 불리는 인기 1, 2위의 비율은 전체 37.5%에서 31.7%로 줄었다. 특히 우수급은 지난해 33.3%에서 올 시즌 19.0% 로 급감해 가장 많은 변화를 보였다.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경주가 늘어나 결과에 반영이 되었다. 쌍승 기준 5배에서 약 20배에 이르는 중배당 이상 비율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됐다. 경륜을 레저로 즐기는 소액투자자에게 이른바 점배당으로 불리는 2배 미만의 저배당 공략보다는 높은 배당은 매력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편성 양상이 달라짐에 따라 전문가들 역시 전략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강자는 강자대로 약자는 약자대로 비슷한 기량의 편성이 증가돼 강축 1인 경주가 줄고 3, 4파전 이상의 경주가 늘었다. 여기에 연대가 뚜렷하게 2분화되어 세력 간 충돌이 야기되는 경주가 증가해 그만큼 변수도 많아졌다.

또한 축이 뚜렷할 경우 나머지 후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착 선정이 어려워져 복잡한 경주가 증가했다. 선행 1인에 마크 추입형 6명의 단순한 전개가 사라진 반면 비슷한 전법의 선수들이 몰린 경주가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시작부터 끝까지 일자 주행은 감소하고 전개의 다변화로 추리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일에 관계없이 까다로운 경주를 일정수준 배정해 요일별 차별화, 시드, 고득점자에 대한 일방적 우대가 줄어들고 있다.



결국 전체적으로 기량이 처지거나 기세가 불안한 선수도 도전할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승부욕이 발동되는 경주가 늘었다.

경륜 원년 전문가인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우선 편성이 다양해진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 매우 많아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우열이 뚜렷한 경주도 약 30%는 차지하고 있어 저배당을 선호하는 팬들도 굳이 막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선호하는 배당이나 취향에 맞게 경주를 선택하고 접근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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