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다시그리기길의 입구. 노래하는 김광석의 조형물이 눈에 띤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 2층 전시 공간에서는 한국 대중음악 100년 역사를 다루고 있다. 클래식 공연장처럼 좌석배치를 한 것이 인상적인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 실내. 거대한 빈티지 스피커가 인상적이다.(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3월이라 더 좋은 ‘음악이 있는 여행지’
살며시 올라오기 시작한 봄기운이 제법 따사해졌다. 한결 화사해진 햇살과 함께 여행에 마음을 적시는 멋진 선율의 음악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음악과 함께 떠나는 여행도 낭만적이지만, 음악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여행도 봄날에 떠나볼 만한 여정이다. 그래서일까.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월의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가 바로 ‘음악이 있는 여행’이다. ●남해 봄바다와 클래식 선율
올해로 21회를 맞은 2023통영국제음악제가 31일부터 4월 9일까지 열린다.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음악제다. 통영국제음악당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해 조망이 훌륭하다. 콘서트홀 로비는 공연이 없는 날에도 개방한다. 윤이상의 삶과 음악을 살펴보려면 윤이상기념관을 방문하면 된다. 가까운 서피랑공원에서 가장 높은 서포루에 오르면 강구안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늘은 나도 K-팝 스타
한국관광공사 청계전 서울센터에 들어선 한국관광 홍보관 하이커그라운드는 K-팝 팬들에게는 요즘 떠오르는 명소다. 5개 층에 걸쳐 K-팝, 드라마, 아트, 축제 등 다양한 한국 관광 콘텐츠를 즐기고 체험하도록 기획했다. 특히 2층 케이팝그라운드는 뮤직비디오 무대장치 같은 공간에서 K-팝을 듣고, 춤추고, 사진이나 영상도 촬영할 수 있어 인기다.
●대구로 떠나는 추억의 음악 여행
대구 중구 방천시장 옆에는 가수 김광석을 기리는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있다. 그의 노랫말과 벽화, 다양한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김광석스토리하우스에서는 학창 시절 사진과 콘서트 영상, 음반을 전시하고 있다. 동성로에는 1957년 문을 연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이 있다. 3대를 이어온 클래식 감상실로 대형 부조와 빛바랜 LP반, 옛 오디오, 신청곡을 적던 낡은 칠판이 연륜을 뽐낸다. 향촌동에도 1946년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고전음악 감상실 녹향이 있다. 인근 진골목에는 올드 팝이 흐르는 미도다방도 있다.
●고도 경주서 마주한 한국대중음악의 자취
경주 보문관광단지에는 한국 대중음악 100년 역사가 한자리에 모인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있다. 2층은 한국 대중음악사를 시대별로 보여주고, 3층에서는 소리 예술 과학 100년 역사를 전시한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듣고 싶은 곡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1층에는 카페 랩소디인블루와 음악감상실이 있다.
●클래식 감상의 성지순례
파주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와 콩치노콩크리트는 클래식 팬이라면 무척 귀에 익은 곳이다. 대표적인 음악 감상 전용 공간으로 공간의 느낌은 조금 다르지만 두 곳 모두 국내서 접하기 쉽지 않은 귀한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을 자랑한다. 1920∼1930년대를 풍미한 미국 웨스턴일렉트릭과 독일 클랑필름의 극장용 대형 스피커로 클래식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지금은 트로트 전성시대
영암 월출산기찬랜드에 있는 한국트로트가요센터는 대중음악 대표 장르인 트로트를 테마로 한 전시관이다. 1층에는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트로트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한다. 옛날 음악다방처럼 꾸민 공간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감상하거나 애창곡을 부를 수 있다. 2층은 영암 출신 가수 하춘화를 기념해 무대의상과 신발, 각종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 등을 전시하고 있다.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