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에 오리걸음, 혹시 척추전방전위증? [건강 올레길]

입력 2023-03-07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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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는 체중을 지탱하고 신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걸음걸이를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척추에 구조적인 이상이 생기면 다리나 발의 움직임도 영향을 받아 걸음걸이가 달라지게 된다.

특히 엉덩이가 뒤로 튀어나오고 걸을 때 뒤뚱거리는 오리걸음의 형태를 보이는 등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다면 ‘척추전방전위증’이라는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이름 그대로 위쪽에 있는 척추뼈가 아래에 있는 뼈보다 앞 쪽으로 밀려나오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사람의 척추는 여러 개의 뼈가 탑처럼 쌓아져 있는 형태인데, 다양한 요인, 대개는 선천적인 요인에 의해 위아래 뼈를 잡아주는 후방의 관절돌기에 결손이 생기면서 어긋나는 것이다. 뼈가 미끄러져 나와 제자리를 이탈한다고 해서 척추미끄럼증이나 척추탈위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발병 원인은 일반적으로 노화로 인해 디스크와 관절이 퇴행 되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척추가 불안정해진 상태에서 척추뼈를 잡아주는 관절돌기인 협부에 금이 가거나 결손이 생겨서 발생하는 척추분리증을 방치하다가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잘못된 자세, 운동 부족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 증상은 복부 쪽으로 뼈가 밀려나와 척추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면서 허리통증과 함께 하지방사통 등이 나타난다. 아울러 다리가 저리고 당겨서 장시간 보행이 어렵거나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통증이 느껴지면서, 골반 부근에 뻐근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척추전방전위증 여부는 X-ray, CT,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전위된 정도와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다행히 초기라면 보조기를 착용해서 악화되지 않도록 하면서 약물치료, 도수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인 방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을 때는 척추고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제주한국병원 관절척추센터 김한성 과장은 “척추고정술은 어긋난 척추뼈를 원래의 위치로 맞춰 주는 수술로, 자연스럽게 신경 압박이 완화되며 이로 인한 염증 및 통증이 해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의 척추고정술은 절개 범위가 넓고 척추 주변 근육이나 인대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미세현미경이나 척추내시경 등 발전된 의료 장비를 활용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수술이 가능 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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