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이 9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BS](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3/05/09/119208816.6.jpg)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이 9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심야음악쇼 ‘밤의공원’ 두번째 MC 맡은 ‘잔나비’ 보컬 최정훈
쇼 진행이라니…아직도 얼떨떨
첫 녹화 위해 일주일 내내 공부
다양한 음악의 뿌리 소개하고파
외부스케줄 정리하고 올인 할것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31)은 6년 전 KBS 2TV 심야음악쇼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에 섰던 날을 요즘 따라 자주 떠올리고 있다. 2017년 2월 18일, “훈남 밴드”라는 선배 유희열의 소개말을 따라 무대에 올라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던 그는 “하도 긴장해 대부분이 기억이 안 나지만, 후반부에 ‘와, 나 오늘 노래 진짜 잘했다’하고 감탄한 순간만은 선명하다”고 돌이켰다. 쇼 진행이라니…아직도 얼떨떨
첫 녹화 위해 일주일 내내 공부
다양한 음악의 뿌리 소개하고파
외부스케줄 정리하고 올인 할것
그렇게 안방극장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최정훈은 9일 같은 무대에 다시 올랐다. 게스트가 아닌 14일 첫 방송하는 새 심야음악쇼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공원’(밤의공원)의 진행자로서다. 그는 첫 녹화에 앞서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모든 게 꿈만 같다”면서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고 나의 모든 걸 다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회를 위해 일주일 공부”
‘밤의공원’은 30여 년간 심야음악쇼를 만들어온 KBS가 새롭게 시도한 시즌제 프로젝트의 두 번째 타자다. 앞서 2월 5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방송된 ‘더 시즌즈-박재범의 드라이브’로 포문 연 박재범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섭외 받고 덜컥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어릴 적부터 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날을 상상한 적은 많지만, 쇼를 진행하면서 많은 선후배에게 질문할 수 있을 거라고는 꿈조차 못 꿨어요. 사실 지금도 실감은 안 나요. 솔직히 제가 박재범 선배보다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박재범 선배가 만들어준 흐름을 잘 타기만 하면 된다고 봐요. 제가 또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건 잘하거든요. 하하!”
벌써부터 뉴진스, 에스파 등 ‘4세대 걸그룹’을 비롯해 서태지, 방탄소년단 등 전설적인 가수들에게 기상천외한 질문을 던지는 상상에 푹 빠졌다.
“옛 음악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꺼내는 코너들을 통해 다양한 음악의 뿌리를 계속 드러내고 싶어요. 첫 녹화를 위해 게스트들의 노래와 인터뷰를 싹 다 찾아보며 일주일 내내 공부했죠. ‘밤의공원’을 하는 동안에는 외부 스케줄도 모두 정리할 계획이에요. 제 음악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순간이니까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려고요.”
●“예능 꽤 재미있던데요?”
‘밤의공원’에 앞서 엑소 디오 등 절친들과 함께 SBS 예능프로그램 ‘수학 없는 수학여행’에 고정 출연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의외로 예능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예능 출연을 꺼린 게 아니라 겁이 났어요. 카메라가 하루 종일 옆에 있으면 내가 보여주기 싫은 모습까지 다 담길 수 있잖아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괜히 겁을 먹었구나 싶어요.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가 아닌 대화를 하는 것도 조금은 익숙해지고 있어요.”
심야음악쇼로 이름을 알린 만큼 자신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가수들을 시청자에 소개하고 싶다는 욕심도 내고 있다.
“인디밴드 친구들과 ‘신곡이 나오면 어디에서 홍보하지?’하면서 걱정했던 날들이 많아요. 요즘 케이팝 아이돌이 인기를 끄는 만큼 다양한 음악이 소개되기에는 오히려 힘든 상황이라 생각해요. 노래 한 곡을 두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땅히 없고요. 그래서 ‘밤의공원’ 같은 무대가 꼭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