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김선호 “맑은 눈의 광인, 토 나올 정도로 뛰었다”

입력 2023-05-23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김선호가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귀공자’ 제작보고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e1147@donga.com

배우 김선호가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귀공자’ 제작보고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e1147@donga.com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로 활동 복귀한 김선호

웃으면서 총 쏘는 섬뜩한 추격자
고소공포증 극복 등 새 도전 연속
로맨틱남 탈피 기대 반 두려움 반
배우 김선호(37)의 얼굴에 긴장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스크린 데뷔작인 ‘귀공자’를 다음 달 선보여서만 그런 게 아니다. 예능과 드라마를 잇달아 흥행시키며 스타덤에 오른 뒤 곧이어 터진 사생활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내놓는 첫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극장 연극 ‘터칭 더 보이드’를 통해 먼저 무대에 서긴 했지만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김선호는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그동안 제 개인적인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이어 “박훈정 감독님을 비롯해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함께 고생했고, 처음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고 힘줘 말했다.


●“맑은 눈의 광인으로 변신”

전작인 ‘갯마을 차차차’ 등에서 다정다감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섬뜩한 악역으로 변신했다.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며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가난한 필리핀 혼혈 복싱선수 마르코(강태주)를 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역이다. 맑은 얼굴과 상반되는 광기 어린 눈빛과 비릿한 미소를 선보이며 이전에 본 적 없는 180도 다른 얼굴을 꺼내들었다.

“한 마디로 ‘맑은 눈의 광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캐릭터예요. 마르코를 ‘친구’라고 부르면서도 그를 쫓아다니며 괴롭게 만들어요. 웃으면서도 그의 주변을 초토화하고 망치려고 하는 사람이죠.”

일반 추격자 캐릭터와는 비주얼부터 사뭇 다르다. 포마드를 발라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에 수트까지 반듯하게 차려입었다. 박 감독과 수시로 의견을 나눈 끝에 “최대한 깔끔한 외관으로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하려 했다.

“뛰거나 액션을 펼치고 난 후에도 늘 마무리에서는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외모를 살펴봐요. 무섭게 총을 쏘거나 진지한 순간에도 늘 웃으며 상황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이 인물은 정상은 아니구나’라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영화 ‘귀공자’ 속 김선호

영화 ‘귀공자’ 속 김선호





●“고소공포증 이겨내고 토할 때까지 뛰고”

박 감독은 “리얼함의 극대화”를 위해 모든 액션 장면을 대역이 아닌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는 걸 우선시했다. 박 감독의 원칙에 따라 김선호도 거의 모든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제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마르코를 쫓다가 굉장히 높은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는 장면만큼은 대역을 써주신다고 했어요. 마음을 좀 놓고 있었는데 어느새 자연스럽게 제 등에 와이어가 매어져 있더라고요. 다리 후들거리고 온몸을 벌벌 떨면서 먼저 뛰어내려 절 올려다보는 강태주 씨를 원망하기도 했어요. 하하!”

추격자 캐릭터이니만큼 “구토가 나올 뻔했을 정도”로 뛰고 또 뛰었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도 있었다. 콜라를 즐겨 마시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정말 쉴 새 없이 마셨다. “한 장면마다 최소 다섯 병씩 마신 것 같다”며 웃었다. 사소한 것부터 모든 게 새로운 도전이었다던 그는 “그래도 해냈다는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가 그동안 멜로나 로맨틱코미디에서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다르기 때문에 과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까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에요. 하지만 촬영하는 동안만큼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를 택해주신 박훈정 감독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