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혼성그룹, 팬덤 만들기 쉽지 않아…음악으로 승부” [DA:인터뷰]

입력 2023-05-2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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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KARD(카드/비엠, 제이셉, 전소민, 전지우)가 데뷔 7년차에도 여전히 ‘혼성그룹으로 살아남기’ 과제를 수행 중이다. 멤버들은 “팬덤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퍼포먼스 하는 어반자카파가 되어 음악으로 승부를 보겠다”라고 각오했다.

카드는 미니 6집 'ICKY'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롱런이다. 함께 카드를 지키고 싶어서 작년에 재계약을 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라고 말했다.

“재계약은 당연히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했다. ‘어떻게 좋은 조건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 올해부터 새 출발이고, 멤버들과는 솔직하게 잘 풀어가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서로를 배려하면서 사심을 안 꺼냈는데 오해가 생기더라. 요즘에는 오해 없게끔 잘 싸우고 잘 풀어가고 있다.” (비엠)

“맞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데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조건이 아주 만족스럽다.” (제이셉)

2017년 데뷔 때부터 카드의 숙제는 혼성 그룹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있었다. ‘혼성’이라는 조건은 여전히 팀의 강점이면서도 약점이기 때문이다.

전소민은 “K팝씬에서 혼성그룹, 사실 어렵다. 남녀가 함께 있다 보니 팬 유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노래를 끝까지 따라 부르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남자-여자 그룹은 톤이 노래 끝까지 비슷한데 우리는 혼성이다보니 파트별로 톤 자체가 다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인지도가 낮다’는 고민은 오히려 좋게 다가온다. 포기하지 말자는. 여전히 우리는 숙제를 잘 해 가는 과정에 있고 이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혼성그룹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제이셉 역시 “남자 친구 혹은 여자 친구로 아티스트를 보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를 보면 옆에 (남녀가) 서로 있으니까 푹 빠지기 어려운 점도 있는 것 같다”라며 “국내 인지도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해외에서는 우리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열심히 하고 있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정작 카드의 팬들은 이들의 ‘남매 케미’에 매력을 느낀다고. 전지우는 “멀리서 보면 혼성 그룹이다 보니까 남자친구 옆에 있는 여사친 느낌인데, 가까이에서 우리는 보면 남매 그 자체다”라고 말했다.

“뉴욕 공연을 갔을 때, 지우 친오빠와 함께 만났는데, 내가 더 친오빠 같더라. 오히려 친오빠는 지우와 떨어져 사니까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제이셉)

이렇게 무대 위, 아래 매력이 전혀 다른 카드는 지난 23일 발매한 미니 6집 [ICKY(이끼)]로 성숙한 섹시함을 보여줬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이끼’는 서로를 녹이는 뜨거운 마음과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의지를 그루비한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로 풀어낸 노래다. 작사에 비엠과 제이셉, 작곡에 비엠이 이름을 올렸다.

비엠은 “한국에서 징그럽거나 더러운 걸 봤을 때 ‘지지’라고 한다. 영어권에서는 ‘이끼’라고 한다. 좋게 말하면 ‘쩐다’ 같은 뉘앙스다”라고, 전지우는 “핫하다는 의미. 끈적거림을 두 사람의 사랑으로 표현한 곡이다. 끈적거리는 느낌에 집중해 안무도 발에 뭐가 묻은 것처럼 한다”라고 ‘이끼’ 콘셉트를 소개했다.

또 제이셉은 “‘노래 너무 좋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 다음이 ‘뭄바톤이었네?’ 였다”라며 “우리가 보여주고자 한 그림과 딱 맞는 노래였다. 뭄바톤을 가져가면서도 음악적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뭄바의 느낌이 아닌데 뭄바톤인”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공백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 3~4년 차에 뭄바톤, 레게톤이 강조되는 곡들을 주로 해왔는데,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만 한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다양한 장르 시도했었는데 결국엔 원래 우리가 했던 장르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톤을 가져가면서도 성장해서 컴백하고 싶었다.” (전지우)

제이셉에 따르면, 어느 정도의 ‘야함’이 있는 노래지만 어린 친구들도 들을 수 있기에 수위를 조절했다.

관련해 비엠은 “가사 수위 조절이 어려웠다. 리스너의 나이대가 다양하지 않나. 어린 친구들이 듣는다면 후렴구 때문에 재미있는 노래로 들리겠지만 조금만 가사의 의미를 안다면 ‘노렸네~’라고 할 것 같다. 처음에는 대놓고 야했는데 작업을 하면서 순화시켰다”라고 완성되기까지의 비화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섹시, 강렬, 퍼포먼스가 키워드인 노래였다. 이전에는 대놓고 강렬한 곡을 했지만 ‘이끼’에는 아우라가 더해졌다. 춤은 강렬한데 표정은 애쓰지 않아도 되는 타고난 섹시함이랄까. 우리 나이가 어리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콘셉트다”라고 ‘이끼’로 보여줄 변신을 예고했다.

“남녀가 주고받는 대화 형식으로 곡이 구성돼 있다. 내가 쓴 가사는 남자가 베일에 감춰져 있는 상대방을 바라만 보고 있는데 상대방이 충분히 다가와도 된다고 대답하면서 서로 감정을 주고받는 내용이다. 혼성 그룹이라 할 수 있는 노래다.” (제이셉)

“우리의 무기다. 혼성그룹이라 할 수 있는 남녀 간의 사랑 노래. 문화를 너머 전세계 팬들이 들었을 때 공감하는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전소민)

카드는 이렇게 정체성과 대중성을 버무린 ‘이끼’를 통해 ‘음악방송 트로피’ ‘톱100 차트인’을 소원했다. 제이셉은 “가끔 친구들이 고속터미널에서 카드 노래 나온다고 보내준다. 톱100에 없는 노래를 트는 사람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아는 분일 것이다. 감사하지만, 노래가 톱100 안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들리고 여기저기 쓰였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끼’는 묘한 중독성을 가진 곡이다. 많은 분들을 홀려서 많이 따라 해주셨으면 한다. 컴백 하는 가수들이 많은데 ‘정말 멋있다’는 반응을 이끌어내면 좋겠다.” (전지우)

카드의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Without You', 전소민-전지우 유닛곡 'Fxxk you', 비엠-제이셉 유닛곡 'Been That Boy' 그리고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한 'CAKE', 'Without You (Alok Remix) (Radio Edit)', 'Oh NaNa (ASTER Remix) (CD Only)', 'Ring The Alarm (JERIDE Remix) (CD Only)'까지 총 9곡이 수록됐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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