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누비는 ‘셔틀콕 부부’…“당신은 코트 위에 있을 때 가장 멋져”

입력 2023-07-20 1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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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완호-성지현 부부. 사진제공 | 성지현

“여전히 신혼여행은 언감생심이지만 배우자의 활약을 보는 것이 너무 기쁘다.”

‘셔틀콕 부부’들은 지금까지 한국스포츠에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과거 성한국 전 배드민턴국가대표팀 감독-김연자 한국체대 교수 부부와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정명희 화순군청 감독 부부 등 수많은 셔틀콕 커플들은 지금도 각자의 위치에서 한국배드민턴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코리아오픈에서도 셔틀콕 부부들이 코트를 누비고 있다. 남자단식 손완호(35·밀양시청)-성지현 대표팀 여자단식 코치(32), 남자복식 김사랑(34·밀양시청)-혼합복식 엄혜원(32·김천시청) 부부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20일 스포츠동아와 만나 “여전히 배드민턴이 너무 좋다. 배우자와 각자 선수(코치)로서 강행군을 이어가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로의 삶을 존중한다”며 “혹시나 나의 말 한마디가 배우자에게 스트레스가 될까봐 배드민턴 이야기는 아낀다”고 셔틀콕 부부의 애환을 설명했다.

어느새 각각 결혼 3년차와 4년차가 된 손완호-성지현, 김사랑-엄혜원 부부는 아직도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다. 스스로도 “서로 일정이 바빠 한 달에 한 번도 보지 못할 때도 있다. 대표팀 주장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도 올해 초 팀 선배 장성호(34·인천국제공항)와 결혼식을 올린 뒤 이튿날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출국할 정도로 운동선수 부부의 삶은 쉽지 않다”며 “신혼여행 계획은 있지만 시기는 기약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셔틀콕 부부의 삶은 일반적인 부부와 다르다. 특히 손완호-성지현 부부는 활동하는 지역이 달라 서울 소재 신혼집이 비어있기 일쑤다. 한때 남자단식과 여자단식에서 각각 세계랭킹 1, 2위에 오른 ‘월드클래스 커플’이지만 전성기를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손완호는 “지난달 사이판국제챌린지에서 모처럼 만났다. 그러나 아내가 바빠 매일 볼 수 있다는 점만 만족했다”며 “장인어른 내외(성한국 전 감독-김연자 교수)에 이어 2대째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를 누비는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 코치도 “바쁜 와중에도 남편의 경기를 분석하고 챙겨본다.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김사랑-엄혜원 부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서로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엄혜원은 “과거나 지금이나 남편이 배드민턴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쁘다.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여수 | 권재민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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