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방심하면 낭패…9월은 ’대장암의 달’

입력 2023-09-06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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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힘찬병원 “이상 증상 느끼면 나이 불문 검진 필요”
매년 9월은 대장암의 위험성을 알리기위해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지정한 ‘대장암의 달’이다.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긴 악성종양으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발생률이 높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대장암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 대학 메디컬 센터 연구팀이 국제의학저널 ‘란셋’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20~49세 대장암, 소위 말하는 ‘젊은 대장암’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부지원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젊은 층에서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 용종, 염증성 장 질환 등 대장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배변습관의 변화, 복통,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의 80% 이상은 환경적 요인이다.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의 다량 섭취, 음주 및 흡연, 운동 부족 등 나쁜 식습관과 생활습관들이 대표적인 환경적 요인이다. 평소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고 식습관이 불규칙하며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젊은 나이에도 대장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일찍 발견하는 것이 어렵다. 이유 모를 복통이나 잦은 설사, 변비 등이 지속되고 배변 뒤 잔변감을 느끼면 대장 건강이 나쁘다는 신호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검붉은 혈변, 점액이 많이 섞인 변이 배출되고, 배변 습관이 바뀌었다면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 50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 무료로 분변 잠혈 검사가 가능하다. 이상이 발견된 경우라면 대장내시경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층도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도 검사 권고 나이를 45세로 낮추며 젊은 층의 조기 검진을 독려하는 추세다.

특히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발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용종을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용종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대장암 발생의 70~90% 이상을 줄일 수 있고 사망률은 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용종이 생겨 암으로 자라기까지 보통 10~15년이 걸리는데, 대장내시경 검사 나이가 4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조기검진이 중요하다.

만약 대장내시경 검사 중 내시경으로 제거 가능한 용종이 발견된다면 바로 절제해 치료할 수 있다. 용종 개수가 3개 이상이거나 크기가 1cm 이상일 때는 절제를 하더라도 3년 후 다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대장암은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섭취하는 총 칼로리가 높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 돼지, 양고기 등 붉은 고기는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키운다. 평소 과식은 삼가고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 대신 생선, 닭고기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섬유소나 칼슘을 많이 먹는 것도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을 생성해 대장암 위험을 높이고 흡연도 대장 용종과 대장암의 발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줄이거나 끊는 게 좋다. 비만이거나 운동 부족일 경우에도 용종이 생길 확률이 커지므로 주 3일,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고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지원 과장은 “대장내시경 검사 시 용종이나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하면 거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발견 시기에 따라 치료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대장암 예방의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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