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글로벌전략실장(사장·사진)이 10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정기 총회에서 제1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비유럽인으로는 최초로 세계빙상계를 이끌게 된 김 회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다. 사진제공 | 대한빙상경기연맹
IOC는 8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김 회장 등 8명을 신규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IOC의 최고 의결 기구는 총회이지만 집행위원회가 총회 안건 등 각종 사안을 사전 조율하기 때문에 파워가 더 세다. 따라서 김 회장은 오는 10월 15~17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릴 제141차 IOC 총회에서 신임 IOC 위원으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김 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출되면 우리나라는 고(故)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그리고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나란히 활동한 2002~2005년에 이어 18년 만에 두 번째로 IOC 위원 3명을 보유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사위인 김 회장은 삼성가(家)의 대를 이어 IOC 위원이 되는 영예를 누린다. 체육계에는 김 회장의 IOC 위원 취임과 함께 본격 활동이 시작되면 삼성이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또 다른 관심을 끈다.
현재 한국인 IOC 위원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선수위원(대한탁구협회 회장) 등 2명이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2019년 6월 제134차 IOC 총회 투표에서 신규 위원으로 선출됐고 2004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유 위원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간 진행된 선수위원 투표에서 당선됐다. 유 위원의 임기는 내년 파리올림픽까지 8년이다.
한국이 IOC 위원 3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리올림픽 기간 중 열릴 선수위원 투표에서 유 위원의 후계자를 배출해야 한다. 국내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단일 후보 자격을 얻은 골프 선수 박인비의 당선이 절실한 이유다.
IOC 위원의 정원은 115명이다. 위원은 개인 자격(70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8년 임기 선수위원(이상 15명씩)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모두 같은 권한과 투표권을 갖는다. 김 회장은 국제연맹 대표 자격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IOC 위원은 99명이다. 총회에서 8명이 추가되면 총 인원은 107명이 된다. 국가별로는 프랑스가 4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일본·이탈리아가 각각 3명으로 뒤를 잇는다. 역대 한국인 IOC 위원은 총 11명으로, 김 회장이 당선되면 12번째 인사가 된다.
김 회장의 합류와 함께 한국인 IOC 위원이 3명으로 늘면 그만큼 국제 스포츠에서 우리의 외교력이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IOC 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IOC의 핵심 현안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한편 김재열 회장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2011~2016),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IOC 조정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