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에레디아.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선발진의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최근에는 외국인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2)의 부진이 신경 쓰인다. 12일까지 올 시즌 97경기에서 타율 0.340(377타수 128안타), 11홈런, 67타점, 10도루를 기록 중인 그의 성적은 흠 잡을 데가 없다. 탁월한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고, 홈런타자들 사이에서 ‘연결형 4번타자’의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해왔다. 허벅지 부상으로 8월 4일부터 28일까지 25일간 자리를 비운 것 외에는 더 바랄 게 없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며 기다림에 응답했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선 14타수 1안타(타율 0.071)로 제법 부진하다. 게다가 올 시즌 타율 0.361(61타수 22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KT 위즈와 12일 맞대결에서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최근의 부진이 심상치 않은 이유다. 한 번도 월간 타율이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했던 그가 반드시 힘을 내야 할 승부처에서 침묵하다 보니 SSG가 자랑하는 강타선의 위력 또한 떨어졌다. 12일 KT전(0-3 패)에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7회 2사까지 퍼펙트로 눌리는 등 경기 내내 1안타에 그친 게 대표적이다.
타격왕 경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3경기의 극심한 부진으로 0.350까지 올라갔던 시즌 타율이 0.340으로 떨어졌고, 손아섭(NC 다이노스·0.341)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한 시즌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긴 어렵지만,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시기에 생산력을 보여주지 못하니 예사롭지 않다.
아직 정규시즌 종료까지는 20경기 넘게 남아있다. KT와는 16차례 맞대결을 모두 마쳤지만, 5강 경쟁 상대인 NC,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와는 모두 3경기 이상을 남겨두고 있어 더 힘을 내야 한다. 마운드가 흔들리는 터라 타선이 앞장서야 한다. 에레디아의 역할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에레디아가 다시 감을 잡아야만 SSG 타선은 위력을 되찾고 상승세로 반등할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