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손가락 부상’ KIA, 중위권 싸움 마지막 고비

입력 2023-09-14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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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찬호. 스포츠동아DB

가을야구 입성을 위해선 지금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KIA 타이거즈의 내야진 운영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온 박찬호(28)가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박찬호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5회초 유격수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질주하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왼쪽 손가락을 다쳤고, 결국 7회초 수비에 앞서 이창진으로 교체됐다. 13일 병원 검진 결과, 왼쪽 4번째 손가락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이날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회복까지는 최소 3주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올 시즌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커리어하이’를 예고하고 있었다. 115경기에서 타율 0.302, 3홈런, 48타점, 64득점, 29도루에 수비율 0.972, 13실책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유격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타격능력뿐 아니라 일취월장한 수비실력으로 프로 데뷔 후 첫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충분히 노려볼 만한 성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부상 암초를 만났다. 박찬호 본인은 물론 5강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으로서도 몹시 안타까운 상황이다. 더욱이 박찬호가 없는 KIA 내야는 교통정리부터 매우 어려울 수 있다.

박찬호가 1군 엔트리에서 아예 빠진 것은 아니다. 김종국 KIA 감독은 박찬호를 경기 후반부 대수비 또는 대주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전 유격수를 선발로 내세우지 못한 채 잔여 일정을 소화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다. 더욱이 KIA는 10개 팀 가운데 잔여경기가 가장 많은 팀이다.

실제로 곧장 문제점이 드러났다. 13일 롯데전에서 박찬호를 대신해선 김도영이 선발 유격수로 투입됐고, 김도영의 3루수 자리에는 최정용이 들어갔다. 최정용은 3회초 무사만루 위기에서 윤동희의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올 시즌 공·수에서 맹활약을 이어온 박찬호의 공백은 지금 KIA 전력에선 그 누구도 홀로 메울 수 없을 만큼 매우 크다. 특급 재능을 자랑하는 김도영이 대체 유격수 적임자로 보이지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혼자 짐을 짊어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결국 내야의 백업 자원들이 총출동해야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 김도영이 버텨주면서 최정용, 김규성 등의 백업 내야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만, 전력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박찬호가 경기 후반부 힘을 보태며 회복에 속도를 붙인다면, 위기에서 벗어나 원하는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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