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기조의 고착화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증가 등 대외 여건 악화 속에서 성장 동력의 단초가 될 수 있는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한국의 인식 수준은 여전히 세계 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웨이는 세계기업가정신주간(11월 13~19일)을 맞아 13일 ‘2023 암웨이 글로벌 기업가정신 보고서’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는 전 세계 15개국 성인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기업가정신을 나타내는 주요 항목인 ‘사업을 시작할 의향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한국은 약 40%만이 ‘그렇다’고 응답해 15개 조사국 중 최하위권인 13위를 기록했다. 독일(29%), 일본(22%) 보다는 높지만 전 세계 평균(58%)에는 크게 못 미친다.

조사 대상국 대부분을 차지한 아시아 지역에 국한하면 그 차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인구 대국인 중국(77%)과 인도(76%)를 비롯해 신흥 성장국으로 꼽히는 베트남(88%), 태국(74%), 말레이시아(70%)가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경쟁국인 싱가포르(54%), 대만(54%)도 글로벌 평균에 근접해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현실적인 요소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9%)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장벽으로 인식된다고 답했다. 중국(27%), 인도(29%)와는 차이가 크고, 일본(39%) 보다도 높은 수치다. 구체적으로 ‘충분한 비즈니스 스킬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는 질문에 25%가, ‘사업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는 질문에는 단 19%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객관적인 현실 인식과는 별개로, 추가 수입 창출에 대한 선호도는 국가를 막론하고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수입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90%를 상회하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가운데, 한국 또한 96%의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부업을 하는 지인이나 가족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한국 응답자의 35%만이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베트남(84%), 인도(77%), 멕시코(77%)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곳은 일본(15%)이 유일하다.

배수정 한국암웨이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사회 전반적인 기업가정신의 함양 수준이 곧 그 나라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인력 수준이 뛰어나고 트렌드에 민감하기에 적절한 계기만 갖춰지면 기업가정신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