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오재현. 사진제공 | KBL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3쿼터 공격 도중 종아리가 불편해 교체됐다. 벤치에서 치료를 받은 뒤 4쿼터 초반 짧은 시간만 소화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해 남은 시즌을 치르는 데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은 물론 팀도 한숨을 돌렸다.
오재현은 “예비명단에 든 것은 알았지만 큰 기대는 안했다. 대표팀이 발표된 이후 전화가 많이 와서 발탁된 사실을 알았고, 명단도 찾아봤다”며 “부모님 전화도 받았는데, 너무 기뻐서 울기만 하시더라.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노력했던 게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고교와 대학시절을 되돌아봤다. 당시에도 노력파로 소문났다. 하지만 벽을 깨기가 쉽진 않았다. 농구를 그만둘까도 여러 번 생각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프로 데뷔 이후에도 기량 향상을 게을리 하지 않은 오재현은 뛰어난 선수들을 여럿 보유한 SK에서 ‘주연 같은 조연’으로 도약했다. ‘3점슛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꾸준한 훈련을 통해 적중률을 높였다. 3점슛 성공률은 매 시즌 상승했고,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선 33.3%(144개 시도·48개 성공)를 마크하고 있다. ‘커리어 하이’다.
최근 팀 내 부상자가 늘면서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SK가 KBL에선 상위권을 달리는 데 기여하고, EASL에선 4강 진출을 확정하는 데 앞장섰다. 오재현은 “한 번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계속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대표팀에 (최)준용이 형이 있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SK에서 함께 생활했고, 개인훈련을 할 때 많은 도움을 준 선배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늘 응원해주는 형에게 대표팀에서도 기댈 생각이다”며 웃었다.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