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2024 KT 위즈 스프링캠프’에서 KT 문용익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기장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우완투수 문용익(29)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문용익은 프리에이전트(FA) 김재윤(삼성 라이온즈)의 보상선수지만, 평가는 그 이상이다. 이 감독은 삼성이 그를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곧장 구단과 상의해 지명을 결심했다. 문용익은 “감독님이 (명단 미포함 소식을) 반기셨다고 듣고 나니 나도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KT는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 등 변화구 구사능력 모두 높게 평가했다. 문용익은 지난해 직구 평균구속 145.9㎞(스포츠투아이 기준·100구 이상 투구 기준)를 기록해 삼성 투수들 중 2위에 올랐다. 같은 기준으로 KT 투수들 중 문용익보다 직구 평균구속이 높은 이는 없었다. 외국인투수로는 윌리엄 쿠에바스(144.8㎞), 국내투수로는 박영현(144.3㎞)이 가장 빨랐다.
문용익은 KT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4일 실시한 첫 불펜피칭부터 기대를 충족시켰다.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포함해 총 33구를 던졌는데, 그 중 20개였던 직구 가운데 최고 시속 145㎞가 찍힌 공이 있었다. KT 구단 관계자는 “제춘모 투수코치, 전병두 불펜코치가 (구속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올해로 입단 6년차인 투수 손동현은 “삼성 시절 형이 빠른 공을 기복 없이 계속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캐치볼하면서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공이) 다르긴 다르더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문용익을 견고하게 만들 생각이다. 이날 불펜피칭 도중 제구력 향상을 위해 하체 움직임을 좀더 지도하던 장면에서도 이 감독의 기대가 드러난다. 문용익은 “감독님이 내 하체가 좀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셨다”며 “많이 배우고 싶고, 앞으로 나를 많이 혹독하게 대해주시면 좋겠다. 기대하시는 만큼 ‘문용익 잘 뽑았다’고 할 수 있게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기장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