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멜 로하스 주니어(왼쪽)와 박병호가 4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로하스는 KBO리그 홈런왕 경쟁을 펼친 박병호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것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장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박병호와 로하스는 홈런 경쟁을 펼치던 사이다. 박병호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소속이고, 로하스가 KBO리그에 온 지 2년째였던 2018년 둘은 나란히 43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김재환(두산 베어스·44홈런)에게 아쉽게 밀렸지만, 19년 만에 40홈런 타자가 4명 이상 배출된 그해 KBO리그에서 둘도 매우 치열하게 경쟁했다.
박병호와 로하스는 그 시절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들이었다. 2019년 박병호(33개), 2020년 로하스(47개)가 번갈아 홈런왕에 올랐다. 2020년에는 박병호가 손목 부상을 입기 전까지 독주하던 로하스를 견제할 유일한 선수이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둘은 한 팀에서 동료로 다시 만났다. 로하스는 2021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떠난 뒤 멕시코리그와 도미니카윈터리그를 거쳐 올해 다시 KT 유니폼을 입었고, 그 사이 프리에이전트(FA)로 2022년 KT에 합류한 박병호는 로하스를 새로운 동료로 맞이하게 됐다. 로하스는 “이제 박병호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며 “스프링캠프에서 동료로 처음 만났는데, (박병호가) 훈련 메이트로서 내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고 또 챙겨준다”고 반겼다.
둘은 4일 KT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도 꾸준히 소통하며 훈련에 열중했다. 이날 선수단 본진보다 이른 시간 훈련장을 찾아 땀을 흘린 로하스는 자신보다 앞선 조에 속한 박병호가 배팅 케이지에서 나오면 대화를 나누다 타격훈련에 들어가곤 했다. 로하스는 “훈련하는 중에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새 시즌 KT는 로하스~박병호~강백호로 이어지는 강력한 중심타선을 기대하고 있다. 박병호는 “3명의 타격 사이클이 서로 다를 테니 서로 돕고 돕는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하스 역시 “3명의 타격 컨디션이 동시에 좋다고 가정해본다면 어느 팀 중심타선보다 강한 타선이 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선수(박병호, 강백호)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줄 테니 나만 내 역할을 잘 해낸다면 정말 강력한 트리오가 될 것 같다. 3명이 이룰 중심타선의 닉네임을 무엇으로 지을지 고민하고 있다(웃음). 어떻게 하면 강렬한 느낌으로 지을 수 있을까”라며 웃었다.
기장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