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한성정·잇세이·송명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우리카드는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13)으로 완파했다. 4연승을 달린 우리카드(19승9패·승점 55)는 전날 1위를 빼앗았던 대한항공(17승11패·승점 53)을 다시 한 계단 내려앉히고 1위로 올라섰다. 반면 3연승으로 ‘봄배구’ 진출 희망을 이어가던 현대캐피탈(12승16패·승점 38)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주득점원인 마테이의 빈자리를 동료들이 서로 메우고 나섰다. 우리카드의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마테이는 최근 팀 훈련 도중 블로킹 과정에서 왼 발목 인대가 파열돼 전치 10주 진단을 받았다. ‘시즌 아웃’이다. 이에 신영철 감독의 권유로 올 시즌 미들블로커(센터)로 뛰던 아시아쿼터 선수 잇세이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섰다. 한성정과 송명근은 변함없이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를 맡았다.
이날 경기 초반 에이스 김지한의 공격 비중을 높인 신 감독은 1세트 이후 기대했던 것만큼의 날카로운 공격이 나오지 않자 다른 선수들에게 비중을 나눴는데, 이 카드가 효과적이었다. 잇세이, 한성정, 송명근이 삼각편대를 이룰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공격 전개가 가능했다. 잇세이는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서 12점(공격성공률 52.94%)을 뽑았고, 한성정(13득점·58.82%)과 송명근(11득점·60.00%)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서울 우리카드와 천안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한 우리카드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장충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세트에는 공격 비중을 양분한 잇세이와 한성정이 나란히 6점씩 올리며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결정적 순간에는 송명근도 힘을 냈다. 18-19에서 현대캐피탈 아흐메드의 터치넷으로 동점을 만든 우리카드는 송명근의 3연속득점을 앞세워 승기를 잡았다. 특히 전세가 기울 뻔했던 순간 송명근이 아흐메드의 공격을 2차례나 잇달아 블로킹하며 승리의 추를 다시 우리카드로 기울이자 신 감독도 승리를 예감한 듯 크게 환호했다.
우리카드는 여세를 몰아 3세트는 더욱 쉽게 풀어갔다. 신 감독은 이번에는 김지한 대신 컨디션이 좋은 송명근을 먼저 내보냈고, 송명근은 3세트 시작과 함께 3연속득점으로 리드를 안겼다. 이후 현대캐피탈의 추격에도 계속 리드를 지키던 우리카드는 16-10에서 잇세이, 한성정을 앞세운 4연속득점으로 더블 스코어를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