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주찬(왼쪽), 키움 이주형.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동아

롯데 이주찬(왼쪽), 키움 이주형.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동아


형제의 따뜻한 봄날이다.

3살 터울 친형제인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26)과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23)이 시즌 초 맹활약을 통해 각 소속팀의 성적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는 6~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고, 키움은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부산 태생의 형제는 송수초(해운대리틀)~센텀중~경남고를 졸업했다. 형 이주찬은 고교 졸업 후 동의대에 진학, 이후 2021년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고 동생 이주형은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LG가 키움과 트레이드(최원태↔이주형·김동규·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를 단행하면서 영웅 군단에 합류하게 됐다.

내야수인 이주찬은 롯데 입단 후 그해 1군에서 3경기를 뛰고 곧바로 군(현역)에 입대했다. 2023년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올 시즌에 앞선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지난달 23일 개막전 엔트리에 최종 승선했다.

시즌 초 내야 백업 역할을 맡고 있는 이주찬은 7일 사직 두산전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두 팀이 6-6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2사 2루 찬스에서 대타로 투입돼 승부를 결정짓는 1타점 끝내기 2루타를 날렸다. 자신의 이름을 롯데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킨 한 방이었다.

동생인 이주형은 올해 폭발적인 타격 능력을 앞세워 어느덧 팀 타선의 핵심선수로 자리매김했다. LG 시절부터 이미 콘택트에 특히 큰 장점을 보여 온 자원이었는데, 올해는 기량을 만개한 모습이다. 5경기에서 21타수 11안타를 기록해 무려 0.524의 시즌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주형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만에서 실시된 팀 2차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조기귀국을 하는 등 출발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재활에 집중하며 시즌 초 복귀에 성공했고, 이후 실전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까지 만들고 있다. 현재까진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메이저리그(MLB)로 향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모습이다. 팀 또한 7연승을 질주하며 상위권에 올라 있다.

본인들의 활약과 함께 팀 성적까지 오르니 형제는 올 시즌 초가 특별하고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두 형제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따스한 봄을 보내고 있다.

장은상 스포츠동아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