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직업이다. 유명인의 삶을 대신해 그의 히스토리를 글로 옮겨준다. 평소 글 잘 쓰는 것으로 유명한 이들을 제외하고 ‘글발’ 없는 유명인들의 책은 모두 대필 작가가 썼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인플루언서, 연예인, 정치인들의 책 중 그들이 직접 원고를 쓰는 경우는 30%를 채 넘지 않는다.
경기도 가평에서 ‘동네책방 북유럽book you love’을 운영하는 ‘책방 언니’이자, 6종의 책을 출간한 이재영 작가는 좋은 에세이스트 겸 출판계에선 꽤 유명한 대필 작가다.
특히 수많은 톱스타들의 책이 이재영 작가의 손을 거쳤다.
하지만 이재영 작가는 에세이트로서의 자신과 대필 작가로서의 자신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그래서 대중들은 ‘이재영’이라는 이름을 모르지만, 이재영 작가는 늘 충실히 자신의 직업에 임했고 수많은 의뢰가 말해주듯 그 능력을 입증했다.
최근 이재영 작가가 ‘대필 작가’로서 그간의 경험을 담은 <직업으로서의 대필작가>를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직업을 싫어하고, 미워했지만, 결국엔 사랑하고 끌어안게 된 과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특히 유령 작가라 불리는 ‘대필 작가’가 정식 직업으로서의 관심 생기길 바라는 마음 담았다.
대필 작가는 어떻게 될 수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얼마나 버는지 등등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저자는 대필 작가를 자기의 글을 놓지 않으면서도 글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일 뿐만 아니라, 비교적 “안온한 직업의 세계”라고 소개한다.
이재영 작가가 대필 작가로 꼭 작업해 보고 싶은 톱스타는 바로 ‘임영웅’이다. 사실 이 작가는 평소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의 열성 팬이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서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사심보다는 전 세대를 사로잡은 그의 히스토리를 담고 싶다고 했다.
대필 작가가 쓴 ‘히어로 임영웅의 히스토리’가 출간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