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홍시후.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홍시후(23)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였다. 대표팀이 전지훈련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떠난 지난달 5일 양현준(22)이 소속팀 셀틱(스코틀랜드)의 허락을 받지 못해 합류하지 못하면서 홍시후가 대체 발탁됐다. 극적으로 U-23 아시안컵 출전 티켓을 거머쥔 홍시후는 조별리그 B조 2경기(UAE전·일본전)와 8강전에 나섰으나, ‘카타르 참사’를 막진 못했다.
고개를 숙일 틈이 없었다. 홍시후는 지난달 27일 귀국 직후인 이달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홈경기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오른쪽 윙백을 맡아 2020년 프로로 데뷔한 성남FC 시절을 연상시키는 과감한 돌파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3-0 완승에 기여했다.
올림픽 좌절의 쓰라린 기억을 뒤로 한 채 다시 소속팀에서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5일 김천 상무와 11라운드(2-2 무)에도 선발로 나섰던 그는 18일 대전하나시티즌과 13라운드(이상 원정·1-0 승)에 교체로 투입돼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홍시후가 뛴 8경기에서 인천은 단 1패(4승3무)만을 안고 있다. 그만큼 홍시후의 영향력이 크다.
물론 카타르 여정은 두고두고 아쉽다. “축구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기회였다”라고 말한 그는 “하지만 동시에 제일 뼈아픈 기억이기도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발탁 과정이 극적이었기에 더욱 간절했고, 탈락의 후유증 역시 그만큼 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홍시후는 “아직 올림픽 탈락의 기억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충격도 남아있다”며 “하지만 내 패배의 기운을 소속팀에 가져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경기를 뛰면서 아픔을 잊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를 다시 뛰게 하는 원동력은 더 큰 목표다. 홍시후는 “일단 소속팀에서 최대한 많이 뛰며 적응하는 게 먼저다. 그리고 가장 큰 꿈인 A대표팀 발탁을 이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