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 “감염 예방 위생관리 필수, 가장 기본은 바로 ‘손 씻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병원성 세균, 바이러스, 원충 등 증식이 활발해지면서 오염된 물 또는 식품을 섭취해 다양한 소화기 장애를 겪기 쉽다. 특히 이에 따라 발생하는 수인성이나 식품 매개 감염병은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개인위생 관리에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수인성이나 식품 매개 감염병은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집단발생 현황을 보면 4월 29건, 337명이 발생했는데, 5월에는 58건에 1001명으로 늘어났다. 이어 6월과 7월에는 각각 70건에 1,407명, 86건에 1031명으로 늘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정화음 과장은 “장마로 인해 높은 습도가 지속되고 집중 호우로 침수가 생기는 등 위생환경이 취약해지면 각종 오염균이 쉽게 증식해 감염병이 발생한다”며 “오염된 물과 음식물을 직접 섭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와의 직간접 접촉과 파리 등 위생 곤충에 의해 세균이 옮겨져 발생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여름철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7대 예방수칙 인포그래픽|힘찬병원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은 주로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데 보통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오염된 물과 음식, 환경에 여러 사람이 함께 노출될 경우 집단으로 발생하고 유행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에는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과 같은 제2급 감염병과 제3급 감염병인 비브리오패혈증 등이 대표적이다.
장티푸스는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통해 감염되는 급성 전신성 발열 질환으로 10~14일의 잠복기를 지난 후 고열과 두통과 함께 구토, 설사, 복통, 오한, 설사 또는 변비를 일으킨다. 제때 치료하지 않아 중증으로 발전하면 중추신경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사망률도 10~20%에 이른다.
세균성 이질은 이질균 감염에 의한 급성 장관 질환으로 균 감염 12시간~7일 후 발열과 구토, 복통, 혈성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나 보균자가 배출한 대변에서 나온 균이 입을 통해 들어갔을 때 감염된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음식물을 충분히 익히지 않거나 날것으로 먹었을 때 발생한다. 2~8일의 잠복기를 거쳐 미열과 물 설사, 경련성 복통을 일으킨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주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들어있는 해산물 섭취 시 발생하는데, 주로 간 질환자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이들이 감염되기 쉽다. 잠복기를 거친 후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발진, 부종이 생긴다. 치사율이 30~50%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해산물과 어패류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개인위생 철저히 하고, 손 씻기로 예방
감염병 증상이 생기면 우선 탈수 예방을 위해 충분한 수분 공급과 음식조절을 해줘야 한다. 탈수가 심하거나 전해질 불균형이 생기면 수액 치료도 병행한다.
만약 고열, 혈변, 중증 설사, 면역 저하, 패혈증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 판단하에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초기 증상이 가볍다고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설사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장 속에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 합병증이나 장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집단감염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같은 시간, 장소에서 음식 섭취 후 2명 이상 증상이 생겼다면 즉시 가까운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오염된 물과 음식물, 기타 위협요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음식물은 내부의 중심 온도를 75도로 1분 이상 익혀 먹어야 하며, 어패류는 85도 이상으로 가열해서 익힌다. 환자나 무증상보균자가 직접 조리한 음식물이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간접 접촉도 피한다. 칼, 도마 등 조리도구는 채소, 육류, 어류를 분리해 사용하고 깨끗이 세척·소독해준다.
정화음 과장은 “일상생활 속에서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위생관리가 필수적인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손 씻기”라며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씻기만 해도 세균이 쉽게 제거되기 때문에 평상시 수시로 손을 씻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