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특급 스타 제시 린가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중요한 경기일수록 스타 플레이어의 활약이 절실한 법이다. FC서울에는 ‘잉글랜드 특급’ 제시 린가드가 그런 존재다. 모두의 기대대로 린가드가 시즌 2호 골이자 첫 필드골로 훨훨 날아오르자, 1만5000여 관중이 호흡한 상암벌은 뜨겁게 불탔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뒤진 후반 15분 조영욱이 동점골, 5분 뒤 린가드가 역전 결승골을 터트렸다.
4경기 무패(3승1무)를 달리다 2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져 상승세가 조금 꺾였던 서울은 8승6무8패, 승점 30으로 5위 수원FC(11승4무7패·승점 37) 추격을 이어갔다. 반면 황선홍 감독의 대전하나는 4경기 무승(1무3패)으로 승점 19(4승7무11패)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며 전북 현대와 강등경쟁을 이어갔다.
강성진을 최전방, 주장 린가드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배치했지만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운 공격진을 구축한 서울의 출발은 불안했다. 안정에 초점을 둔 대전하나 진영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선수비-후역습’ 전략으로 나선 대전하나가 전반 6분 만에 번뜩였다. 오른쪽 윙포워드 최건주가 띄운 크로스를 음라파가 헤더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후 슛은 많지만 결정적 찬스는 엮지 못하던 서울은 강성진을 빼고 일류첸코를 투입한 후반전 들어 집중력을 높였다. 대전하나로선 수비 부담이 커졌다. 결국 권완규가 머리로 내준 볼을 조영욱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서울은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20분 왼쪽 풀백 강상우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린가드가 놓치지 않고 헤더로 받아넣었다. 지난달 26일 강원FC전(2-0 승) 페널티킥 골에 이은 시즌 2호 골이자 K리그 첫 필드골이다. “린가드가 빠르게 적응했다. 처음 생각한 수준의 80%까지 왔다. 팀원 모두가 린가드를 좋아하고 아낀다”던 김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이날 오후 시원한 빗줄기로 살짝 선선해진 날씨도 린가드에게 도움을 줬다. 제주 원정에선 92%의 습도에 깜짝 놀랐지만, 안방에선 지친 기색 없이 피치 구석구석을 누비며 서울의 승리에 앞장섰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