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9월 29일 열린 위너스맨 은퇴행사. 오른쪽에서부터 네 번째 이경희 마주, 세 번째 최기홍 조교사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9월 29일 열린 위너스맨 은퇴행사. 오른쪽에서부터 네 번째 이경희 마주, 세 번째 최기홍 조교사 사진제공|한국마사회


2년 연속 연도대표마에 빛나는 ‘한국 경주마의 자존심’ 위너스맨(국산·수·6세)이 현역생활을 마치고 트랙에서 물러난다.

위너스맨은 9월 2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경주마 은퇴 최고 등급인 천마급으로 은퇴식을 치렀다. 천마급은 다른 스포츠에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과 같은 의미인 가치 깊은 평가이다.
이날 부경 제4경주가 끝난 오후 2시 30분, 위너스맨은 이효식 기수와 함께 4코너에서 결승선까지 질주하며 경주마로서는 마지막으로 경주로를 밟았다. 이날 은퇴식에는 위너스맨의 이경희 마주, 최기홍 조교사, 김지민 관리사, 엄영석 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 신우철 부경마주협회장, 민장기 부경조교사 협회장 등 경마 관계자와 팬들이 참석했다.

이날 은퇴식에서 위너스맨의 이경희 마주는 “평생에 위너스맨과 같은 명마를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눈물을 보였다. 최기홍 조교사는 “지금까지 충분히 잘 뛰어줬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위너스맨을 격려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9월 2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진행한 은퇴식에서 위너스맨이 경주로 퍼레이드를 위해 마지막으로 경주로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9월 2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진행한 은퇴식에서 위너스맨이 경주로 퍼레이드를 위해 마지막으로 경주로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위너스맨은 4년 2개월 동안 총 29개 경주에 출전해 1위 18회, 2위 4회, 3위 3회를 하며 승률 62.1%, 복승률 75.9%의 놀라운 기록을 거두었다. 특히 출전하는 경주마다 레이스 중반까지 3위나 4위로 달리다가, 4코너를 돌면서 무섭게 치고 나오는 이른바 ‘위너스맨 타임’으로 사랑을 받았다.

위너스맨은 경마장 입사 후 두 달 만에 치른 2020년 첫 레이스에서 15마신차의 압도적인 승리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코리아더비에서 우승하며 첫 대상경주 트로피를 획득했다.
2022년은 위너스맨의 최전성기였다. 이해 위너스맨은 스테이어 시리즈의 헤럴드경제배, YTN배, 부산광역시장배 경주를 모두 우승하며 국산마 최초로 시리즈 삼관마가 됐다. 국제경주인 코리아컵에서도 쟁쟁한 외국 경주마를 제치고 국산마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위너스맨은 2022년에 대상경주만 출전하면서도 무려 6연승을 기록하고, 12월 그랑프리까지 우승하며 연도대표마로 선정됐다.
은퇴식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위너스맨. 총 29회 출전에 우승 18회 누적상금 48억7973만 원을 획득한 한국 경주마의 자존심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은퇴식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위너스맨. 총 29회 출전에 우승 18회 누적상금 48억7973만 원을 획득한 한국 경주마의 자존심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2023년에는 부상 속에서도 항상 3위권의 성적 안에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0월 열린 KRA컵 클래식에서 우승했고, 이어 대통령배까지 우승하며 국내 모든 G1 경마대회를 우승한 최초의 국산마가 됐다. 
이후 그 여세를 몰아 연말 그랑프리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경주마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위너스맨은 48억7973만 원의 누적 상금을 획득해 국내 경마 최고 상금을 경신하고 2년 연속 연도대표마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연초부터 다리 부상으로 장기간 휴양을 하다 9월 8일 열린 코리아컵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수술 후유증으로 호흡기 질환을 얻으며 결국 은퇴가 결정했다. 경주마 은퇴 이후 위너스맨은 제주시 구좌읍의 위너스팜에서 씨수말로 제2의 마생을 살게 됐다.

●위너스맨 역대 대상경주 우승(10회) : 코리안더비(G1, 2021년), 헤럴드경제배(L·G3, 2022년·2023년), YTN배(G3,2022년), 부산광역시장배(G2,2022년), 코리아컵(IG3, 2022년), 그랑프리(G1, 2022년·2023년), KRA컵 클래식(G2, 2023년), 대통령배(G1, 2023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