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헌곤(왼쪽)이 21일 광주 KIA와 KS 1차전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월 솔로홈런을 때린 뒤 3루 코치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광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 라이온즈가 ‘거포군단’답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첫 득점을 홈런으로 장식했다.
삼성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KS’ 1차전 원정경기를 치렀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KS 무대를 밟은 삼성의 첫 득점은 김헌곤의 솔로홈런이었다.
0-0으로 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헌곤은 볼카운트 2B-2S에서 KIA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의 5구째 스위퍼(시속 134㎞)가 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0m였다. 이로써 김헌곤은 2015년 10월 26일 두산 베어스와 KS 1차전 7회말 야마이코 나바로 이후 처음으로 KS에서 홈런포를 가동한 삼성 선수가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KS 1차전에 앞서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2차전에서 홈런포가 터졌고, 타선의 흐름도 좋았다. 그러나 원정으로 펼쳐진 PO 3·4차전에선 타선의 흐름이 좋지 않았다”며 “홈런도 좋지만, 김지찬의 출루를 통해 중심타선이 해결하며 점수를 뽑아내는 모습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랐다.
하지만 삼성 타선은 박 감독의 기대처럼 ‘스몰볼’을 잘 수행하진 못했다. 1회초 2사 2·3루, 3회초 1사 3루 등 2차례 득점권 찬스를 잡았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선발투수 원태인의 호투로 0-0의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6회초 김헌곤의 한방으로 1-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역시 삼성의 득점 루트는 큰 타구를 통한 ‘빅볼’이었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팀 홈런 1위(185개) 삼성은 LG 트윈스와 맞붙은 PO에서도 ‘거포군단’의 위용을 뽐내며 기선을 제압한 끝에 KS에 올랐다. 13일 대구에서 벌어진 PO 1차전에서 3개의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15일 같은 곳에서 펼쳐진 2차전에선 5방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LG 마운드를 붕괴시킨 끝에 2연승을 거뒀다. 김헌곤은 PO 2차전에서 5회 2점~7회 2점 아치를 연타석으로 그렸다.
삼성은 또 2승1패로 앞선 가운데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PO 4차전에선 강민호의 결승 솔로홈런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두고 KS에 진출했다. 삼성은 이날 KS 1차전을 포함해 올해 포스트시즌(PS) 5경기에서 무려 10개의 홈런을 날리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는 KBO리그 PS 역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김영웅 타석 볼카운트 1B-0S에서 심판은 강한 비로 경기 진행이 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기는 오후 9시24분 중단됐고, 심판진은 오후 10시9분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6회초 중단된 1차전은 22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재개된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끝나면 2차전이 이어서 벌어진다.
광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