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도중 ‘고함 발길질’?… 렘수면행동장애 가능성 크다[건강 올레길]

입력 2024-11-28 11: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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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꿈을 꾸고, 때로는 스스로 다치게 하며, 꿈꾸는 것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최근에는 달리는 꿈을 꿨는데, 누군가가 ‘그만둬!’라고 소리쳤고 저는 노력했지만 깨어나기 직전 침대에서 떨어지면서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신경학과 마크 에릭 다이켄(Mark Eric Dyken) 교수팀이 10년 동안 꿈꾸는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73세 남성의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 중 일부다.

해당 남성은 꿈을 행동으로 옮겨 스스로 얼굴 오른쪽을 때리면서 두통을 호소하고 구토했으며 혼란스러운 정신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그 당시 환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오른쪽 안와하혈종을 발견했다. 뇌와 뇌간의 MRI 스캔에서는 오른쪽 경막하 혈종이 나타났다.

이처럼 자는 도중에 고함, 발길질이 빈번하게 반복되고 있다면, 수면질환의 일종인 렘수면행동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 중 고함이나 발길질 외에도 욕설 노래, 발차기, 기어다니기, 뛰어내리기, 달리기 등 흔히 말하는 몽유병과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다가 계단에서 굴러서 다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렘수면 중에는 신체 근육에 힘이 빠져 꿈내용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때 뇌줄기 세포가 손상됐을 경우 꿈수면 중에서도 신체근육을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꿈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위험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렘수면행동장애는 중년층부터 노년층, 심지어 젊은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수면 중에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특징 때문에 때로는 자신이나 주변 사람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33%에서 파킨슨병, 65%에서 치매가 발병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속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권고된다.



신홍범 코슬립수면클리닉 원장은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부족, 갑상선기능 항진증, 편두통, 수면호흡장애, 여행, 음주, 약물복용, 외부자극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수면다원검사와 신경심리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알맞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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