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칠구, 박용선, 공원식, 김병욱, 김순견, 문충운, 최용규, 박승호 등 7~8명 난립
누가 국힘 중앙당 공천 따내느냐가 당락 좌우…벌써부터 얼굴 알리기 과열 양상

내년 6월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포항시장에 누가 출마할지 여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강덕 포항시장이 3선 임기를 다 채우고 떠나게 되면서 그 자리를 노리는 출마자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번 설날에도 포항시내 곳곳에 자신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을 내 걸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이러다보니 아직도 1년 4개월이 넘게 남은 포항시장 선거가 자칫 과열양상으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포항시장 선거에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로는 이칠구, 박용선 경북도의원, 공원식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장, 김병욱 전 국회의원,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문충운, 최용규, 박승호 등 대략 7~8명에 이른다.

내년 포항시장 선거 역시 누가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을 따내느냐에 달려 있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지난 2022년 포항시장 선거 때 ‘공천파문’이 생긴 것처럼 이번에도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 2022년 6월 포항시장 선거에는 이강덕 현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섰고 문충운, 김순견, 장경식, 박승호, 정흥남 등이 출사표를 던져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정치 구도상 이 시장은 단연 유력 주자로 꼽혔었다.

하지만 김정재 의원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문제였다. 평소 소통이 원만치 않았는데다 자주 부딪혔다. 이 시장은 이를 괘념치 않았고 경선만 하게 된다면 자신이 무난하게 이길 것으로 낙관했었다.

그런데 국민의힘 도당 선관위가 도내 23개 시군 단체장 공천 내부기준을 만들면서 3선에 도전하는 도내 5곳 시군 단체장 경우 3곳을 탈락시킨다는 방침을 확정하면서 돌발 변수가 생겼다. 이어 진행된 컷오프 여론조사에서 이강덕 시장은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와 함께 하위 3명 안에 포함되면서 컷오프됐다.

이 시장은 여론조사 설문 내용에 문제가 많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중앙당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 시장은 우여곡절 끝에 중앙당 공심위로부터 ‘컷오프는 무효’라는 판정을 받아냈고, 결국 다시 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2.9%의 득표율로 국힘 공천장을 받아 3선 고지에 올랐다.

그 당시 김정재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포항에 내려오자 앞장서 브리핑을 하며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이때 이강덕 시장은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당선인이 온 현장에도 못 가는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장한테는 든든한 후원군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있었다. 통상적으로 선거철이 되면 당 대표는 도당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쪽이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중앙당에 민원이 쇄도하자 포항시장 공천을 세심하게 들여다봤고, 이후 도당위원장보다는 이 시장의 재심 쪽에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 당시 이 대표가 왜 이 시장을 두둔하고 나섰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김정재 의원은 포항시장 후보 문제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자 윤석열 당선인에게 SOS를 쳤고, 윤 당선인이 이준석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당초 공천에서 배제됐던 이강덕 예비후보가 닷새 만인 2022년 4월 27일 다시 경선 기회를 얻었고, 5월 8일 공천을 받아 당선됐기 때문이다.

결국 윤석열 당선인에게 SOS를 쳤던 김정재 의원보다는 이준석 당 대표에게 기댔던 이강덕 시장이 이긴 셈이 됐다. 

내년 포항시장 선거 역시 국민의힘 중앙당의 복잡한 셈법이 어떤 후보에게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당락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 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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