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과 손잡은 오픈AI…카카오와 전략적 제휴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한국의 AI·반도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다.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잇따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전세계 AI 업계를 뒤흔든 중국의 ‘딥시크 쇼크’ 이후 나온 행보여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카나나’에 오픈AI 모델 활용 
카카오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간담회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직접 참석했다. 양사는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에는 자체 언어모델과 함께 오픈AI의 모델을 활용하기로 했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 뿐 아니라 그룹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해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오픈AI 기술로 이를 더욱 고도화해 이용자에게 최고 수준의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기술 협력을 넘어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한국 이용자를 이해하는 카카오와 글로벌  AI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의 협업이 국내 시장에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AI 서비스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란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샘 올트먼 CEO는 “우리는 카카오의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첨단 AI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하는 데 협력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정신아 대표는 “이번 제휴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의 고도화는 물론, 필요한 미래를 더 가깝게 만들려는 카카오의 노력에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SK와도 협력 논의
오픈AI는 카카오 외에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 논의를 본격화 했다. 올트먼 CEO는 이와 관련해 “많은 한국 기업들이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협력의 핵심 대상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3자 회동도 가졌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오라클과 함께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어떤 협력 방안을 논의했는지 관심이 쓸렸다. 이와 관련해 손정의 회장은 회동에 앞서 “스타게이트 업데이트와 삼성 그룹과 잠재적 협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났다. 오픈AI와 SK그룹의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