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영은 파운더스컵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친 뒤 “노보기 행진이 끝나 아쉽다”면서 “다행히 시즌 초반 흐름이 좋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 가족과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AP뉴시스
13번(파4) 홀에서 희비가 갈렸다. 1년 9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고진영은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고, 교포 노예림(미국)은 투어 데뷔 6년 만에 첫 우승 감격을 맛봤다.
고진영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브래든턴CC(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파운더스컵(총상금 200만 달러‧29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 노예림(21언더파)에 4타 뒤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9년과 2021년, 2023년 등 세 차례 정상에 오른 이 대회 최다 우승자 고진영은 비록 4번째 우승과 개인 통산 16승 달성에 실패했지만, 시즌 개막전 공동 4위에 이어 2주 연속 톱5에 이름을 올리며 ‘여왕의 귀환’이 임박했음을 증명했다.
노예림에 1타 뒤진 2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전반에 3타를 줄이며 1타 차 역전에 성공했다. 둘의 운명이 바뀐 것은 13번 홀이었다. 고진영은 러프에서 친 세컨 샷이 그린 주변 벙커에 박히는 불운 끝에 3m 파 퍼트를 놓쳤지만, 티샷이 웨이스트 에어리어(코스 내 황무지)에 향했던 노예림은 두 번째 샷을 홀컵 2.5m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95홀 연속 노보기 행진이 끝나며 다시 리드를 내 준 고진영은 14번(파4) 홀에 이어 16번(파4) 홀에서 또 타수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은 노예림은 2020년 투어 데뷔 이후 118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30만 달러(4억3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투어 정식 데뷔 전인 2019년 월요예선을 거쳐 출전한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노예림은 이듬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두 번째 준우승을 거두는 등 데뷔 초반 반짝했지만 최근 수년 동안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데뷔 첫 승에 도전했던 2년 차 임진희는 13언더파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왕 후보 야마시타 미유(일본)도 공동 4위에 올랐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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