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17년 무관’ 토트넘, 손흥민에게는 정말 시간이 없다

입력 2025-02-09 14: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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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잉글랜드 리그컵 준결승 2차전 도중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잉글랜드 리그컵 준결승 2차전 도중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정상 문턱에서 또 좌절했다. 손흥민(토트넘)의 프로 첫 우승의 꿈이 다시 한 번 무산됐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끝난 리버풀과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0-4 대패했다. 지난달 9일 홈 1차전을 1-0 승리한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스코어 1-4로, 다음달 16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7~2008시즌 리그컵 4번째 우승 이후 전 대회를 통틀어 트로피를 수확하지 못한 토트넘은 17년 만의 정상 도전을 바라봤으나 리버풀은 너무 강했다. 2010년 함부르크 입단을 시작으로 레버쿠젠(이상 독일)~토트넘을 거치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손흥민에게는 악몽과 같은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4년 전인 2020~2021시즌에도 대회 결승에 올랐으나 맨체스터시티에 무너졌고,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리버풀에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 때마다 눈물을 쏟으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낸 그는 이날도 울먹이는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후반 33분 골대를 강타한 슛을 제외하면 딱히 인상적이지 않던 손흥민은 경기 후 “받아들이기 어렵고 실망스럽다. 이 감정을 딱히 설명할 단어를 찾기 어렵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딱히 반전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중위권 안착이 현실적 목표인데다 UEFA 유로파리그에서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좋은 결말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10년 헌신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최근 수위 높은 비난에 직면한 상태다. 토트넘 레전드 출신 제이미 래드냅은 글로벌 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이 최근 팀 리더가 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의 역할은 대체 무엇이냐”고 저격했고 몇몇 비주류 언론들도 가세했다.



영국 팀토크는 “손흥민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다. 토트넘도 분명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브미스포츠는 “손흥민은 역대 최고의 EPL 선수이지만 득점 생산 능력이 현저히 저하됐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현금화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손흥민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기존 계약에 따른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면서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에서 뛸 수 있게 됐지만 그 이후는 여전히 물음표다. 토트넘 원클럽맨으로 남을지, 이적을 택할지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 현역 은퇴 또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줄어드는 시간 속에 반복되는 무관의 악몽이 야속한 손흥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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