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손해보험의 도약 원동력은 단연 나경복(왼쪽)과 황택의의 가세다. 코트 안팎에서 매우 큰 존재감을 보이는 이들은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중심을 잡아줬다. 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이 다시 일어섰다. 10일 현재 17승10패, 승점 47로 3위을 유지하며 3시즌만의 ‘봄배구’ 진출을 목전에 뒀다. 2위 대한항공(17승9패·승점 51)도 바짝 추격중이다.
창단 이래 첫 최하위(7위) 추락의 수모를 맛본 지난 시즌의 아픔을 씻어내고 있다. 미겔 리베라 전 감독(스페인)의 정규리그 개막 직전 사임을 시작으로 풍파가 끊이질 않았지만 무너지지 않고 더욱 단단해졌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나경복(31)과 세터 황택의(29)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나경복과 황택의는 실전감각 회복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이름값은 어딜가지 않았다. 적응기 없이 제 몫을 해내 팀을 바꿔놨다. 나경복의 번뜩이는 공격력에 황택의의 신들린 토스가 곁들여진 KB손해보험은 달라졌다.
나경복은 올 시즌 26경기 99세트에서 368점(8위), 공격 성공률 49.33%(6위), 세트당 서브 0.364개(3위)를 마크하며 외국인 공격수들 못지않은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황택의 역시 세트당 토스 0.254개(2위)를 기록하며 팀에 큰 힘을 보탰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비예나 외엔 이렇다 할 공격루트가 없어 고전하던 KB손해보험이 2라운드부터 불을 뿜기 시작했다. 1라운드 공격 성공률이 48.58%로 낮았지만, 2라운드부터 51.70%로 급증했고, 승리가 뒤따랐다. 특히 2라운드부터 연패 없이7연승과 5연승으로 2차례 장기 연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높였다. 이 기간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과 선두 현대캐피탈(24승3패·승점 70)을 꺾어 플레이오프(PO)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팀이 이번 시즌 승승장구하고 있는 원동력은 단연 (나)경복이형과 (황)택의의 가세 덕분이다. 팀 전력과 분위기가 모두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트 밖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이 크다. ‘위닝 멘탈리티’의 완벽한 이식을 위해 나경복과 황택의 모두 팀 동료들에게 잔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나경복은 “전역 첫 시즌 스스로에게 매긴 점수는 50점이다. 나머지 50점은 팀 성적이 뒷받침되면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택의는 “동료들에게 봄배구에 만족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넘어설 비책을 찾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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