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정성일 “사랑이 넘치는 김혜수 누나, 앞뒤가 똑같은 사람”[인터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완벽한 수트핏과 감정을 읽기 힘든 포커페이스, 냉정하고 차가운 눈빛까지. ‘비밀의 숲2’, ‘더 글로리’ 등 작품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아 온 배우 정성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디즈니+ 드라마 ‘트리거’ 속 정성일은 모습은 사뭇 낯설다. 극 중 탐사 보도 프로그램 ‘트리거’에 느닷없이 나타난 낙하산 중고 신입 PD 한도 역을 맡은 그는 헐렁한 후드에 껄렁껄렁한 태도와 심드렁한 표정까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변신을 꾀했다. ‘트리거’ 최종화 공개를 하루 앞두고 만난 정성일은 “많은 분이 제가 늘 수트를 입고 다닐 줄 아는데 사실 한도 캐릭터의 스타일이 실제 나와 가장 비슷하다”며 웃어 보였다.

O“10살 어린 캐릭터, 저도 몰랐어요!”

‘더 글로리’의 큰 성공 이후 엇비슷한 캐릭터를 잇달아 제안받았었다는 그는 “그래서 고사한 작품도 꽤 된다”고 조심히 말했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선물한‘트리거’는 거부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간 작품 이미지 때문에 저를 어려운 사람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실제 제 성격은 ‘허당’인데 말이죠. 다만 낯을 많이 가려 초면엔 말수가 적어 저를 더 차갑게 보시는 것 같기도 해요. 실제 전 웃기는 것도 좋아하는 유쾌한 사람이에요.”

극 중 이력서가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서 한도가 1990년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성일은 1980년생으로, 한도와는 무려 10살이나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정성일은 “나도 피해자”라 웃으며 “원래는 내 나이보다 5살 정도 어린 설정이었다”고 했다.

“이력서에 90년생이라고 나와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주변에서 ‘네가 어떻게 90년 생이냐’고 욕을 많이 했죠.(웃음) 만약 캐릭터 설정이 90년생이라는 걸 미리 알았으면 연기가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디즈니+ ‘트리거’ 스틸,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O“김혜수 누나, 사랑이 넘치는 선배”

극 중 등장하는 여러 사건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드라마가 실제 피해자들의 아픔을 들쑤시는 나쁜 ‘트리거’가 되지 않길 바랐다”고 힘줘 말했다.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이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썼어요. 사건을 대할 때만큼은 장난스러운 마음을 배제하고 최대한 몰입해서 진중하게 연기하려 노력했어요.”

이런 현장의 중심에는 ‘트리거’의 메인PD 오소룡 역을 맡은 김혜수가 있었다. 그는 김혜수가 오소룡 캐릭터와 똑 닮았다면서 “특히 오소룡처럼 가식 없이 앞뒤가 똑같은 사람이다. 살면서 이렇게 앞뒤가 똑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 했다.

“무엇보다 혜수 누나는 정말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에요. 동료들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해줘요. 연기적, 정신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부터 선글라스, 머플러 등 물질적인 선물도 정말 많이 주셨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