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勞使의 속앓이 진실은

임금협상에 노사간 진통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 사진은 포항철강공단 내 현대제철 2공장. 사진제공ㅣ현대제철

사측, 기본급 400%·성과급 1000만원 준다 해도 노조가 거부
노측, 현대차그룹 내 타 계열사에 비해 부족 “형평성 맞춰라”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엔 ‘그림의 떡’ ‘행복한 고민’ 한 목소리

현대제철이 올해 노사 간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400%에 성과급 1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

그렇다면 노조가 사측의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왜 거부하고 나섰을까.

노조 측은 이번 안이 현대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부족하다며 형평성에 맞춘 교섭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17일 제21차 노사간 교섭에서 경영 성과금과 독려금, 생활안정 지원금을 더해 기본급 400%와 성과급 1000만원을 지급하는 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이는 앞선 20차 교섭안보다 500만원이 더 오른 금액이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21차까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성과급도 이에 비례해 책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지난 11일 총파업을 단행했고, 이날 오전 7시부터 12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임금 지급에 대해 포항철강공단 내 다른 업체들엔 ‘그림의 떡’이다.

포항철강공단 내 K업체 관계자는 “철강경기 침체로 임금 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인데 현대제철의 임단협 안을 보면 정말 부럽다”면서 “노조가 너무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2024년 임단협 안을 보면 현대차와 기아는 기본급 500%와 1800만원을 지급했고, 현대위아는 기본급 400%에 1700만원(주식 포함)을 지급했다. 현대트랜시스는 기본급 400%에 132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임단협의 기준이 되는 2023년 영업이익은 현대차가 15조126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제철 7983억원, 현대위아 2328억원, 현대로템 2100억원, 현대트랜시스 1170억원 순이었다.

현대차그룹이 2022년부터 성과 기준으로 삼는 영업이익률은 현대차(9.3%), 현대로템(5.9%), 현대제철(3.1%), 현대위아(2.9%), 현대트랜시스(1.0%)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2024년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은 곳은 현대제철과 현대케피코 두 곳뿐이다.

포항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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